◆휴게소 입점 소상공인 피해 심각
<머니S>가 입수한 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이씨엠디 휴게소사업 담당자 B팀장이 A씨에게 찾아와 “매우 좋은 휴게소가 생길 예정인데 들어가면 무조건 대박”이라며 구리포천고속도로 의정부·별내 휴게소 입점을 제안했다.
당시 소규모 토스트 프랜차이즈브랜드 M업체를 운영하며 해당 브랜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사업에 박차를 가하던 A씨는 출퇴근, 인건비 문제 등 휴게소 운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B팀장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자 B팀장은 휴게소에서 제일 매출이 잘나오는 ‘떡볶이’ 매장도 주겠다며 유명 떡볶이 프랜차이즈브랜드의 가맹권을 따와 토스트 매장과 함께 운영하면 시너지가 좋을 것이라고 A씨를 설득했다.
하지만 A씨는 이씨엠디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가 순수익 대비가 아닌 매출액의 45%라는 말을 듣고 높은 수수료율에 고민을 거듭했다.
이에 B팀장은 고속도로공사의 예상교통량을 근거로 “의정부와 별내 휴게소에 각각 토스트와 떡볶이 매장을 오픈하면 월매출 총 1억6600만원가량이 확정적이기 때문에 수수료가 절대 많은 것이 아니다”며 “이씨엠디는 2009년 휴게소사업에 진출해 15개 휴게소, 13개 주유소 등을 운영하며 풍부한 운영 경험으로 교통량과 예상매출액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 해당 매장 입점은 성공이 보장돼 있다”고 재차 설득했다.
A씨는 휴게소는 본인이 처음 겪는 특수한 상권이고 수익성에 대해 판단할 근거가 부족했지만 이씨엠디 측이 풍부한 휴게소 운영 경험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매출액까지 제시하자 해당 내용을 계약서에 담아 입점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막상 해당 휴게소에서 매장을 운영해보니 교통량은 예상교통량의 3분의1 수준인 일평균 2만여대에 불과했고 월매출은 예상치의 5분의1도 안되는 3000만원가량이었다. 결국 월평균 1000만원가량의 적자를 기록, 10개월 만에 누적적자가 1억2000만원에 달하자 A씨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내용증명을 보내고 지난달 30일 매장을 철수했다.
A씨는 “어려운 상황을 이씨엠디에 전달하고 개선책을 찾으려 했지만 휴게소 내 입점한 업체간 매장을 바꿔서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조삼모사 해결책을 제시했다”며 “지난 1월 새로 부임한 C 이씨엠디 경기지사장은 입점주들과의 간담회에서 ‘사실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각자가 운영을 최대한 더 잘해보라’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눈덩이처럼 쌓이는 적자에 직원들 4대 보험료 등이 밀리고 건강보험공단에서 M법인 계좌 압류까지 당하자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소송을 제기했다”며 “이씨엠디의 예측 실패에 따라 손실이 확인된 부분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이겨서 밀린 세금(7000만원가량)이라고 갚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B팀장은 “A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서로 윈윈(win-win)하기 위해 A씨에게 삼고초려를 한 것은 맞지만 최대한 편의를 봐 주려고 했는데 이렇게 돼 당혹스럽다”며 “특히 어떤 메뉴를 판매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예상매출을 제가 확언해서 말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계약서에 예상매출이 명시된 부분은 제가 계약담당자가 아니라 모르겠다. 억울하다”고 말했다.
계약서에 예상매출이 적시된 것과 관련해선 이씨엠디 휴게소영업기획팀에 문의해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임모 휴게소영업기획팀 팀장은 “계약서에 적시된 매출 추정치는 입점 문제를 논의할 때 나온 게 아니다”며 “계약이행보증보험을 발행하려 했더니 예상매출액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계약서를 작성할 때 해당 내용이 첨부된 것이어서 B팀장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화 법률사무소 신(信)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민법 109조(의사표시 착오 취소 규정)와 민법 750조(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에 따라 고의나 과실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예상매출액이 80%가량 차이가 나면 과실부분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며 “유동인구를 잘못 계산한 비슷한 사안에 대해 법원에서 정보제공자 측의 과실이 인정된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는데 예상매출 보장부분을 어떻게 설명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씨엠디도 불어나는 적자에 '전전긍긍'
이 가운데 해당 휴게소에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 소상공인은 A씨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1일 의정부 휴게소에서 만난 D씨(37)는 “의정부·별내 휴게소에서 각각 2개 매장을 운영하며 휴가철인 8월, 명절이 낀 달 외에 모두 적자였다”며 “지난 10개월간 누적적자가 8000만원으로 인건비를 줄여 적자폭을 줄이고자 지금까지 3일만 쉬고 모두 휴게소에 나와 일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D씨는 이어 “운영 중인 매장이 모두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 매장을 접고 철수하려고 해도 위약금이 4억원에 달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매일 나와 일하고 있다”며 “매달 800만원가량 적자를 보면서도 휴게소에 매일 나올 수밖에 없어 가족과도 멀어지고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해당 휴게소에서 가장 장사가 잘되던 매장 중 하나였던 호떡 매장 사장은 2000만원가량 적자를 기록하고 지난달 ‘계약해지 후 이씨엠디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합의서에 서명한 뒤 매장을 철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씨엠디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한시적(3개월)으로 입점업체 수수료를 5% 인하하고 직원 점심제공 등의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며 “지난해 7~12월 의정부·별내 휴게소 적자만 30억원이고 올해는 60억원가량 적자가 예상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점주들과 고통분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휴게소 운영 계약기간이 5년인데 이대로 기간을 다 채울 경우 누적적자가 200억원에 달해 회사의 존폐를 논할 만큼 힘든 상황”이라며 “인력 효율화 등 자구노력과 함께 한국인프라(고속도로관리법인)에 매출에 상관없이 미니멈 개런티(최소보장금액)를 지급해야 하는 현 사업구조를 개선해 달라고 요청하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