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덥다’ 하는 여름이지만 올해는 100여년 만의 폭염이 한반도를 달구면서 전국민을 힘겹게 했다. 이제 8월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가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역대급 무더위는 아직 긴 꼬리를 거두지 않았다.
올해 무더위는 10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이처럼 장기간에 걸친 더위는 건강에 치명적이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올여름 열사병·탈진·실신·경련 등의 증상을 보인 온열환자 수는 3329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 특히 사망자는 39명으로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더위에 조심해야 할 건 온열질환만이 아니다. 노년층 대부분이 앓고 있는 퇴행성관절염은 온도에 따라 통증과 증상이 좌우되는 질환이다. 때문에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폭염일수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에어컨 사용하다 수시로 온찜질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밤시간에 더 많은 통증을 느낀다. 낮에는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통증을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휴식을 취하거나 잠자리에 드는 밤이 되면 잊었던 통증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여기에 열대야까지 지속되면서 잠도 제대로 못자기 때문에 더 심한 통증이 엄습한다. 특히 습도가 높은 한국의 여름은 퇴행성관절염 관리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그렇다고 에어컨 바람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통증이 더 심해질 수도 있어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더위도 쫓지 못하고 전전반측할 수밖에 없다. 에어컨 바람이 관절 통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기온이 뚝 떨어진 겨울이되면 심해진 관절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는 사실에서 짐작할 수 있다.
겨울에는 온몸의 관절이 뻣뻣해지는 느낌이나 다른 계절보다 더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이런 증상은 관절 내부 압력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관절공간이 부풀고 신경을 자극하는 한편, 뼈와 뼈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굳기 때문에 나타난다.
에어컨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여름에도 이런 겨울철 관절 통증이 나타나기 쉽다. 에어컨 바람이 관절 내 압력을 높이고 염증과 부종을 심하게 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관절과 주변 근육을 경직시켜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물론 올해와 같은 폭염에는 에어컨을 사용하는 게 건강에 더 큰 도움이 된다. 이에 무작정 에어컨 스위치를 끄는 것보다는 지나친 냉방을 자제하고 실내에서는 얇은 담요 등으로 무릎 등의 관절부위를 감싸주는 게 좋다. 또 에어컨 바람을 쐰 후의 온찜질은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굳은 관절을 풀어주기 때문에 권장하는 편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손가락·고관절 등 가장 많이 사용한 관절에서 주로 발생한다. 발생 빈도가 잦지만 급속도로 심한 변형이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는 수년 또는 몇십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므로 환자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변형을 예방할 수 있다.
활동량이 아직 많은 50~60대 환자라면 인공관절수술 등을 고려하기에 앞서 다른 여러 치료법을 알아봐야 한다. 아직 젊고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라면 약물요법부터 받는 게 순서다.
통증이 심한 급성기인 경우에는 관절 내 연골주사를 처방하기도 한다. 또한 물리치료나 근육강화를 위한 운동프로그램도 퇴행성관절염 관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돼 O자형 다리로 변형됐다면 교정절골술 등 수술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 미세천공술·자가골연골이식술 등도 고려해볼 수 있다. 50세 이하의 관절염 환자는 줄기세포 치료로 연골을 재생시키기도 한다.
◆자신의 관절 지킬 치료법 찾아야
이처럼 퇴행성관절염 치료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자신의 관절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뒤 자신의 관절과 비슷한 정도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본래의 신체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인공관절수술 외에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다른 치료방법부터 찾아내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꾸준한 운동은 퇴행성관절염 증상완화에 효과적이다. 운동을 하면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고 뼈의 기능을 보완할 뿐만 아니라 근력을 강화해 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운동은 안하니만 못하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운동법을 배우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무릎에 큰 하중이 쏠리는 등산이나 헬스클럽에서 주로 하는 스쾃(squat) 등은 피해야 할 운동이다. 반면 가벼운 걷기나 수영, 실내 자전거 등 낮은 강도의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은 관절건강에 좋다.
생활 속 잘못된 자세와 습관을 고치는 것도 퇴행성관절염 예방에 좋다. 특히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갑작스럽게 드는 것도 무릎 관절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어 조심하는 것이 좋다.
젊은 남녀의 경우 키높이 신발이나 하이힐 등 발에 과중한 무게와 피로를 줄 수 있는 신발은 피해야 한다.
식이습관 역시 퇴행성관절염 관리에 절대 빠질 수 없다. 우선 남녀노소 누구나 ‘관절건강’ 하면 바로 떠올리는 칼슘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칼슘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우유·치즈와 같은 유제품이나 두부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비타민D가 풍부한 등푸른생선·달걀과 같은 식품도 균형 있게 섭취해주면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 비타민·황산화섬유소 등 다양한 영양분이 포함돼 슈퍼푸드라고 하는 브로콜리와 비타민·무기질 등이 풍부한 토마토도 관절에 좋은 과채류다.
퇴행성관절염은 통증이 있거나 부종과 같은 증상이 있을 때 더 빨리 진행되는 만성질환이다. 만약 별다른 자극을 주지 않았는데도 통증이 느껴진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건강을 지키는 요인은 의학의 발전속도나 의료환경보다 본인의 지속적인 관심이란 사실을 잊지 말자.
☞ 본 기사는 <머니S> 제555호(2018년 8월29일~9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