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엔진이나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를 활용하는 등 새로운 구동계통이 등장했다. 사진은 롤스로이스 트렌트 엔진. /사진=로이터
▶기사 게재 순서
①'하늘 위 호텔'은 옛말… '가볍게 멀리' 가는 중형기가 뜬다
②초대형 항공기엔 몇 명이 탈 수 있을까?
③항공기 전동화는 필수… 첨단기술로 효율 높이고 배출가스 줄인다
④UAM시대 시동… 주도권 싸움 치열

항공업계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하이브리드 엔진이나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를 활용하는 등 새로운 구동계통이 등장했다. 기존 엔진을 개량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바이오 연료를 개발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노력도 펼치고 있다.

연료부터 ‘탄소중립’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항공기와 엔진 제조사들은 당장의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지속가능한 연료’(SAF)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SAF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탄소배출을 30% 줄일 수 있다. 현재 SAF는 소량만 생산 중이나 앞으로 수요 증가와 함께 생산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에어버스는 2030년까지 모든 항공기가 SAF만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며 2035년까지 탄소배출이 없는 항공기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아난드 스탠리 에어버스 아시아-태평양 총괄 대표는 “에어버스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전기항공기나 자동항공유통·관리체계를 개발하고 있다”며 “에어버스가 제작한 모든 항공기는 지속가능한 연료를 복합 연료로 쓸 수 있고 복합항공유 배합률은 50%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30년 내로 모든 에어버스 항공기가 100% 지속가능한 연료를 사용하는 것 외에 대체 연료 개발, 수소 기반 대체 추진체, 수소연료전지 활용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 프랫 앤 휘트니(P&W)와 함께 세계 3대 항공 엔진 제작사 중 하나인 롤스로이스도 SAF에 대응하는 업데이트를 실시한다.

비키 반구 롤스로이스 동남아·태평양·한국 담당 사장은 “민간 항공우주 사업부에서 생산 중인 모든 유형의 엔진에 대해 2023년까지 100% SAF와 호환되도록 하고 대형 제트기 엔진인 트렌트 제품군의 3분의 2와 비즈니스 제트기 엔진의 5분의 3을 3년 이내에 SAF를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롤스로이스는 2030년까지 모든 신제품에 대한 탄소중립을 지원하고 2050년까지 운영 중인 모든 제품에 대한 탄소중립을 준수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기존 연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항공업 전체에서 2%가량이며 쉘 등 정유사와 손잡고 실제 항공기 엔진에 SAF를 적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이어가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는 기존 연료에 SAF를 일정 비율로 섞어 사용하며 앞으로 SAF만을 사용하기 위해서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구 사장에 따르면 SAF는 생산량이 많지 않아 기존 연료를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50년엔 5억톤 이상의 SAF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항공사 KLM은 쉘과 함께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SAF 국제 콘퍼런스에서 약 500ℓ의 SAF를 넣고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까지 운항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항공기도 전동화가 대세

롤스로이스의 완전 전기 비행기 스피릿 오브 이노베이션 /사진제공=롤스로이스
바이오연료나 탄소중립연료 등을 사용하는 것 외에 본질적으로 구동계통 자체를 바꾸는 것도 항공업계의 관심사다. 현재 대표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구동방식은 ‘전기’를 활용하는 것. 항공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전기항공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단거리 이동에 대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롤스로이스의 순수 전기비행기인 ‘스피릿 오브 이노베이션’이 15분 동안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 비행기는 항공기용으로 조립된 배터리 팩 중 가장 전력밀도가 높은 400kWh급(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의 경우 72.6kWh) 전기 파워트레인을 동력으로 활용했다. 이번 비행은 항공기의 전기 동력 및 추진 시스템에 대한 성능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다.

롤스로이스에 따르면 이 같은 전기항공기 테스트는 eVTOL(수직이착륙 전기 비행기) 또는 커뮤터기(근거리 여객기)로 대변되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에도 적용 가능하다.

워렌 이스트 롤스로이스 CEO는 “스피릿 오브 이노베이션을 위해 개발된 첨단 배터리 및 추진 기술은 도심항공 모빌리티 시장을 위한 흥미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실현하고 항공의 탄소중립을 현실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항공기는 보다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물류현장에서 디젤 대형트럭의 대안으로 수소연료전지트럭이 거론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스탠리 에어버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대표는 “탄소제로 항공기를 만들기 위해 터보펜, 터보프롭, 배합연료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수소연료전지에 기반한 추진체를 탑재한 제로e 항공기를 2035년까지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