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이동통신(5G) 주파수를 둘러싼 국내 통신 3사의 총성 없는 전쟁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해 조정자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중심을 잡기는커녕 통신 3사 눈치 보기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다. 각 사의 볼멘소리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이미 6개월이나 검토를 진행한 5G 주파수 대역 할당조차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난국에 빠진 상황을 타개하고자 마련한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조차 무위에 그치면서 과기정통부의 무능력만 더욱 부각됐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LG유플러스가 요청한 5G 주파수 3.4~3.42㎓(기가헤르츠)대역 20㎒(메가헤르츠) 폭 추가 할당 경매를 지난 2월 중 추진하고자 했다. SK텔레콤과 KT가 해당 주파수 대역이 이용 중인 주파수와 인접한 LG유플러스에게 유리하다고 반대했지만 예정 대로 진행되는 듯했다.
SK텔레콤이 자사용으로 3.7~3.72㎓, KT용으로 3.8~3.82㎓ 대역의 각각 20㎒ 폭을 추가 할당 경매에 포함 시켜달라고 요구하면서 과기정통부의 갈팡질팡이 시작됐다. SK텔레콤 제안에 당황한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경매 일정을 접고 통신 3사 CEO와의 면담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목이 집중된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과 통신 3사 CEO의 지난달 17일 만남은 허무하게 끝났다. 각 사가 기존입장을 고수하며 평행선만 달려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이 만남을 통해 드러난 가장 중요한 것은 과기정통부가 무기력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만남에 앞서 입장을 정리해 통신 3사에게 이해를 구하고, 간담회에서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 업계 관계자들이 “도대체 왜 만났는지 모르겠다”며 “해결 의지와 방법은 찾지 않고 문제를 차기 정부에 넘기기 위한 제스처였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전쟁의 이해 조정자라는 것을 망각해선 안 된다. 현재 SK텔레콤이 요청한 3.7㎓ 이상 주파수 대역은 당초 2023년 할당 예정으로 지금부터 상당한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3.4~3.42㎓ 대역 20㎒ 폭은 비용문제로 인해 LG유플러스 이외에는 감당할 회사가 없다. 국민 편익을 우선시한다면 가용한 자원에서 주파수 대역을 신속히 할당하는 게 옳다. 이를 통해 조금이라도 5G 속도를 높여 국민들의 답답한 속을 풀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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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과기정통부가 ‘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레임덕)에 빠져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대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선거 이후 5G 주파수 경매 대역이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어차피 계획을 다시 짜고, 일의 우선순위도 달라질 수 있으니 몇 달 기다리자는 생각이 들 것이다. 정권 교체보다는 국민의 편익을 먼저 생각하면 안 되는 걸까. 과기정통부가 최근 3.7㎓ 이상 대역에 대한 연구반 논의를 시작한 만큼 정책 결정자로서 앞으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