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전 여자친구가 일하는 직장에 찾아가 인화물질을 뿌린 50대 남성의 첫 재판이 이번 주 열린다.
서울북부지법은 8일 오전 11시30분 스토킹 처벌법 위반·현주건조물방화예비·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의 첫 공판기일을 연다. A씨는 지난해 12월21일 오후 피해자가 일하는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점에 찾아가 바닥에 시너를 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전 여자친구 B씨는 화장실에 있어 화를 면했다. 그러나 인화물질이 튀면서 B씨 지인이 얼굴부위에 상처를 입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시너를 뿌린 범행 이전에도 B씨에게 데이트 폭력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 같은 달 B씨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폭행 혐의로 신고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피해자가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두 번째 신고에서도 "일을 하느라 바쁘다"며 B씨가 피해자 조서를 작성하지 않아 처벌이 지연됐다.
이후에도 A씨의 괴롭힘이 이어지자 B씨는 같은 달 다시 한번 A씨를 스토킹 혐의로 신고했다. 경찰은 곧바로 잠정조치 1~3호를 내리고 피해자를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 보호) 대상자로 지정했다. A씨는 피해자 거주지와 통신에 접근하지 말라는 잠정조치를 위반하면 입건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피해자를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재판은 최근 스토킹 범죄에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3일 스토킹 범죄 가해자가 석방되면 경찰이 즉시 피해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심사위원회를 열어 피해자를 위한 대응 방안을 실행한다는 내용을 담은 개선안을 내놨다.
해당 개선안은 지난달 서울 구로구에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전 연인에 의해 살해되면서 적극적인 대책의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가해자는 살해 3일 전에도 피해자를 찾아갔다가 경찰에 체포됐지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반려해 풀려난 뒤 범행을 다시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번 개선안은 피해자 보호대책에 집중한 조치이자 A씨 범행 이후 도입돼 A씨 처벌에 양형 사유는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현행 스토킹 처벌법은 행위자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피해자에게 가해자가 풀려난다고 알려주기보다는 스토킹 행위자에게 전문가를 보내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폭력성을 낮추기 위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접근 시 경고하거나 해당 프로그램을 잘 따르는 행위자에게는 선처하는 등의 조치가 피해자의 일상을 유지하면서 불안감을 낮춰줄 수 있는 실질적 방법"이라며 "이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과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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