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기업 로고./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망 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넷플릭스 측이 낸 소송에서 항소심 법원이 SK브로드밴드가 국내 콘텐츠 제공 사업자(CP)로부터 어떤 기준으로 비용을 징수하는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서울고법 민사19-1부(부장판사 정승규 김동완 배용준)는 16일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양측은 이날 각각 약 20분간 구두변론을 진행했다.


넷플릭스 측은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협력해서 콘텐츠 전송을 더 효율적으로 하고 더 나은 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상생하는 것이고 기술적으로 가능한 방법"이라며 "그럼에도 SK브로드밴드는 자신의 이용자들에게 가는 길목을 독점하면서 이런 방법을 거부하고 오직 금전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측은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며 낸 반소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가 없고 1심 판결도 부당이득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SK브로드밴드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넷플릭스의 트래픽이 폭증하기 시작해서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다른 회사들은 이미 망 이용 대가를 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구두변론을 듣고 재판부는 질문이 있다며 추후 답변해줄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SK브로드밴드 측에서는 국내 CP로부터 비용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비용을 징수하는 기준이나 지침이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또 재판부는 넷플릭스 측이 망을 이용하는지를 두고 물리적·기계적 측면에서 설명해달라고 요청했으며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사이에 망 이용에 대한 명시적인 동의가 있었는지를 물었다.

다음 재판은 오는 5월 18일 진행된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측은 각각 30분 이내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국내에서 가입자를 급격히 늘려온 넷플릭스가 인터넷망에 과도한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SK브로드밴드는 2019년 방송통신위원회에 망 사용료 협상 중재를 요청하는 재정신청을 냈다.

그러자 넷플릭스는 2020년 4월 방통위의 재정 절차를 거부하고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6월 "협상의무부존재 확인 부분은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대가지급의무 부존재 확인)는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넷플릭스가 제기한 두 가지 청구 가운데 SK브로드밴드와 협상의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취지의 청구는 각하하고 망 사용료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청구는 기각한 것이다.

재판부는 방통위의 재정결정은 강제력이 없어 결국 소송까지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협상의무 부존재를 확인하는 것은 소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 이용료 제공 의무를 두고는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의 국내 및 국제망을 통한 전송, 망 운영·증설·이용에 대가를 지급할 채무를 부담한다"며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넷플릭스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SK브로드밴드 역시 반소를 제기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