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북악산 전면 개방을 하루 앞둔 5일 북악산 성곽 남측을 산행했다. 북악산이 일반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을 기념하며 새로 개방된 남측 등산로 곳곳에 있는 문화유적들을 알리기 위한 행사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산행을 시작하기 전 삼청공원 후문에서 북악산 전면 개방의 의미에 대한 남태헌 산림청 차장의 설명을 들었다.
북악산은 1968년 청와대 기습을 시도한 '김신조 사건' 이후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됐었다가 2017년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북악산·인왕산을 전면 개방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약하면서 전면 개방이 추진됐다.
지난 2020년 11월1일 북악산 북측면이 먼저 개방된 후 오는 6일 청와대 뒤편인 북악산 남측면이 개방되면서 북악산 전 지역이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된 것이다.
문 대통령 부부와 일행들은 먼저 삼청 안내소에서 입산에 필요한 비표를 수령한 다음 출입구를 통과해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북악산이 우리가 늘 보는 산이기 때문에 전면 개방이 별것 아닌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어느 나라든 수도 도심지를 내려다보면서 걷는 둘레길이 없다"며 북악산 둘레길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성곽길에서 남쪽을 이렇게 보면 서울 도심을 바라볼 수 있고 북쪽에서 보면 평창동, 구기동, 부암동, 서대문 일대를 볼 수 있어서 상당히 뜻깊은 둘레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 역시 북악산 둘레길 개방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경호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사님이 세세한 것까지 주문이 많았다고 한다"며 "어르신이 다녀야 하니까 경사도를 비롯해 계단 폭까지 다 지적하셨다고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옆에서 "미끄럼방지, 발 헛디딜까봐 야광 표지까지 (김 여사가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여기가 다리가 많고 낭떠러지가 많아서 (둘레길 개방 후) 아이들이 떨어질까봐 항상 주의가 필요하고 '여긴 어떻게 하세요?' '여긴 계단길이 가파르다' 이런 이야기를 1년 반 동안 했다" 며 "애정을 갖고 한 길"이라고 밝혔다.
법흥사터에 도착한 문 대통령 부부는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법흥사터 등 남아 있는 불교 유적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북악산 남측 구간에 있는 법흥사터는 신라 진평왕 당시 창건된 사찰로 알려져 있다.
김 청장은 "이제 개방이 되면 본격적으로 (법흥사터를) 발굴할 것"이라며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증거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이후 북악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청운대 전망대를 거쳐 청운대 쉼터에 도착해 휴식을 취했다. 이곳에서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산행을 함께 한 관계자들과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남태헌 산림청 차장의 산불 대응체계 설명에 "적어도 5월 말까지는 산불이 많이 날 수 있는 기간이지 않나"라며 "지난번에 큰불을 겪었는데 여전히 위험성이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헬기가 가동될 수 있도록 가동률을 높여주고 신형·대형이나 야간용 헬기들을 확보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군이나 다른 기관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해서 이번 산불 조심기간을 잘 넘길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달라"며 "이제는 산불이 무서울 정도"라고 당부했다.
휴식을 취한 문 대통령 부부는 만세동방계곡으로 이동했다. 만세동방계곡 중턱에는 '만세동방 성수남극'(萬世東方 聖壽南極)이라고 쓰인 약수터가 있는데, 이승만 전 대통령이 약수를 떠갔다는 말이 전해진다.
문 대통령이 "여기가 기가 아주 좋은 곳"이라며 일행에게 "오늘 기 많이 받고 가시길 바란다"고 말하자 현장에서는 웃음꽃이 피었다.
문 대통령 부부와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후 청와대 경내로 이어지는 길로 하산하며 산행을 마무리했다.
이날 산행에는 김 청장과 남 차장 외에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서주석 안보실 1차장 및 김현종 2차장, 유연상 경호처장, 이철희 정무수석,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김영식 민정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임서정 일자리수석, 박원주 경제수석, 방정균 시민사회수석, 박경미 대변인 등 다수 청와대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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