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역사를 왜곡했다는 판결을 받은 전두환 회고록 관련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이 3년11개월 만에 마무리된다.
지난달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2민사부(재판장 최인규)는 5·18단체와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아들 전재국씨를 상대로 낸 회고록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을 오는 14일로 연기했다.
지난해 11월 23일 회고록 저자인 전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 부인 이순자씨가 유산을 한정 승인하기로 하면서 이씨와 발행인인 아들 전재국씨가 공동 피고가 됐다. 하지만 법원에 따르면 현재 이 민사소송의 피고는 이씨와 전씨의 손자녀 3명, 회고록 발행인인 아들 전재국씨로 확인됐다.
이에 원고인 5월 단체 등은 손자녀가 공동상속 받게 된다면 손자녀에 대한 청구를 취하하겠다며 지난달 12일 법원에 소 일부 취하서를 제출했고 재판부는 절차상 피고 측이 2주 안에 취하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거나 동의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선고기일을 미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2018년 9월 "전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 적은 내용 70개 중 69개는 허위 사실로 인정돼 5·18단체의 명예를 훼손한다"며 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69개 내용을 삭제하지 않으면 출판·배포를 할 수 없다고도 전했다. 그러자 전씨 측과 5·18단체는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를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오는 14일 진행되는 항소심의 쟁점은 1심에서 유일하게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사유로 인정받지 못한 '계엄군 장갑차 사망 사건'에 대한 판결이다. 원고 측은 "전 전 대통령이 지난 1980년 5월 21일 정오 공수부대원(11공수여단 권모 일병)이 후진하던 계엄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것을 시위대 장갑차에 깔려 숨졌다고 회고록에 허위로 기재했다. 이 내용을 삭제해야 한다"고 항소했다.
지난해 9월 항소심 변론기일에 장갑차 사망사고 목격자인 11공수 63대대 9지역대 소속 일병이었던 이경남 목사가 증인으로 나와 "같은 부대원(권모 일병)이 광주기갑학교 무한궤도형 야전 전투용 장갑차에 깔려 즉사한 것은 확실하다"고 증언했다. 검찰 조서·국방부 과거사위 기록·보안사 일부 자료에도 이 목사의 목격담과 일치하는 11공수 61·62·63대대 계엄군들의 진술이 기록돼 있다. '후퇴하는 장갑차에 병사 2명이 우리(계엄군) 측 장갑차에 깔렸다. 권 일병이 수협 앞에서 숨졌다'는 진술 등이다.
전 전 대통령은 이와 별개로 회고록에 5·18 헬기 사격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술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형사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전 전 대통령과 검찰은 항소했으나 그가 사망하며 공소가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