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의 모습./사진=뉴시스

'레고랜드 사태'로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의 유동성 경색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이 중소형사들이 보유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가 시장에서 소화될 수 있도록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전날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사장단과 긴급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미래에셋·메리츠·신한투자·키움·하나·한국투자·NH투자·KB증권 등 9개사 사장이 참석했다. 금투협과 사장단은 회의를 통해 종투사의 시장안정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방식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대형사를 중심으로 500억~1000억원을 각출해 SPC(특수목적회사)를 만들어 중소형사 ABCP를 매입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 실행방안과 지원 규모는 조속히 결정해 실행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4일 나재철 금투협회장과 종투사 사장들이 한 차례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대형사들이 자금을 모아 중소형 증권사들을 지원하는 '제2 채안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회사별로 500억∼1500억원을 출자해 최대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중소형사 ABCP 등을 매입해주는 것이 골자다.


대형사들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한 데는 최근 단기자금시장 문제가 자칫 금융업권 전체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회의 참석자들은 최근 일반기업의 회사채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뿐만 아니라 부동산 PF 유동화시장과 증권·여신업권의 단기자금조달시장 등 실물과 금융업권의 유동성이 단기적으로 경색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우려했다.

다만 일각에선 대형사 위주의 자금경색에 대한 자구책에 배임 소지 등의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금리 상승과 증시 침체로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논의되면서 부정적인 입장도 잇따랐다. 이에 중소형사도 참여해 30여개 증권사가 함께 출범하자는 논의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시기는 시장 상황을 감안해 이르면 11월 초가 유력하지만, 현재로선 기존에 거론 된 9개 대형사들 위주로 1차 출범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강원도는 자금시장 경색을 초래한 레고랜드 지급불이행 사태 관련해 12월15일까지 보증채무 2050억원 전액을 상환 결정을 발표했다.

전광열 강원도 경제부지사는 "채권자를 비롯한 금융시장의 부담을 덜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지속 검토하고 기획재정부 등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왔다"며 "특히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직접 협의한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