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누워있던 주취자를 자동차로 밟고 도망간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 7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김유미 판사)은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도주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9일 서울 은평구 한 3차로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던 중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있던 여성 B씨를 역과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이날 사고로 늑골이 부러지는 등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재판과정 중 "쓰러진 B씨를 밟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A씨 차량이 출렁이는 모습이 뚜렷이 확인된다"며 "차량을 정차한 후 피해자가 쓰러져 있는 사실을 확인한 점 등에 비춰 볼 때 피해자를 역과한 사실을 충분히 인지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사고 직후 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가 주변에서 피해자를 보고 신고해달라고 하자 그제서야 신고했다. 또 그는 자신이 사고를 낸 사실도 숨기다 조사 과정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고 현장에 머물러 있으며 119 구호요청을 하는 등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술에 취해 도로에 쓰러져 있던 피해자에게도 사고 발생 및 피해 확대에 상당한 과실이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피고인이 사고를 낸 것을 알아채지 못한 것을 기회로 삼아 자신이 마치 목격자에 불과한 것처럼 행세하고 경찰에 사고 낸 사실을 알리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며 "피해자의 상해가 무겁고 죄질이 가볍지 않은데도 도주 범의를 부인해 정황도 좋지 못하다"며 양형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