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 하락폭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모두 개선됐지만 상승세로 반전하는 데는 실패한 모습을 보였다. 전세가격 또한 낙폭을 줄이고 있으며 그 속도도 5개월째 유지되고 있지만 봄 이사철을 맞아 전·월세거래량이 증가했던 예년 패턴과는 다르게 하락 그래프를 그렸다. 지난 3월까지 꾸준히 늘어나던 매매거래량은 지난 4월 감소하면서 향후 시장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월간부동산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5월 수도권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전월(4월) 대비 낙폭을 0.26%포인트(p) 줄인 -0.16%로 집계됐다. 서울 0.15%, 인천·경기는 각각 0.17% 하락했다.
하락폭 둔화에 지역별 차이를 보였던 올해 1분기까지의 상황과는 달리 서울·인천·경기 각각의 가격 변화율이 평균에 수렴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수도권 연 누적 가격 낙폭은 3.35%로, 여전히 연 누적 낙폭이 큰 구간을 통과하고 있으며 수도권에서 가장 하락세가 거셌던 인천 지역은 전년 동월 대비 12.3% 내렸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매매가격 하락폭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모두 개선됐고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월간 상승세가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됐지만 상승세로 돌려세우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기준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2만830가구로 전월 대비 8.3% 감소했다. 서울과 인천의 거래량이 각각 직전월보다 11%가량, 경기 지역은 6.0% 줄며 지난 3월 매매거래량 증가폭이 컸던 것과는 상이한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1월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지만 수도권에서 상승세가 본격화됐던 지난 2017년 1월 이후 거래량 평균(3만6000가구)에 비하면 57.2%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국 주택 거래 중 분양권 전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지난해 6월(2.5%)에 비해 3.5%포인트 증가했으며 거래량 기준으로는 2.1배(2022년 6월 2181가구→2023년 4월 4479가구) 늘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발표됐던 정책들로 인해 분양권전매 거래가 가능한 폭이 넓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권전매 활성화가 미분양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는 전월 대비 0.4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며 5개월 연속 하락폭을 좁혔다. 수도권 변동률은 -0.18%, 지방은 -0.49%로 지난 4월(-0.94%, -0.77%)에 비해선 수도권의 낙폭 둔화가 큰 편이었다. 박 부연구위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사기 등 가격 하방 요인이 남아 있지만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과 오피스텔, 나홀로 아파트 등 특정 상품에 집중됐고 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보인다"며 "봄 이사철을 맞아 전·월세거래량이 증가했던 과거 패턴과는 다르게 올해 3월과 4월에는 모두 거래량이 다소 감소하는 패턴을 띄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5월 한달 동안 수도권 아파트 월세는 0.17%,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아파트 월세는 0.20%만큼 각각 내렸다. 지난 11월부터 두드러졌던 수도권 월세시장의 둔화로 수도권이 지방보다 월세 낙폭이 더 큰 현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됐으나 지난달 부로 종료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4월 기준 전국 주택 인허가는 전년 누적 대비 23.3% 감소한 12만3000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23.7%) 지방광역시(8.9%) 8개도(29.9%) 등 전국에서 내림세를 보였다. 공공부문의 인허가 감소 폭은 지난 3월보다 개선됐지만 전국 연누적 기준 전년보다 62.9% 줄어든3924가구에 머물렀다.
아파트의 경우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의 전년 대비 연누적 인허가가 증가세(0.4%)로 전환됐다. 이러한 추세는 현재 전반적인 사업 환경이나 자금조달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지난해 미뤄왔던 사업의 인허가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건산연의 풀이다.
지난달 수도권 분양 물량은 전월(4월) 감소세를 딛고 18.0% 증가한 9068가구였다. 2023년 들어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분양 물량이 증가(19.1%)했으며 전년 누적 분양 물량 대비 감소폭도 54.0%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다만 올해 초부터 이어졌던 3개월 동안의 물량 증가를 시장 회복의 신호로 볼 순 없다"며 "분양 물량의 증가와는 별개로 월간 분양 물량 자체가 지나치게 적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4월 들어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전월보다 5.2% 늘어난 575가구, 지방은 2.2% 줄어든 1314가구로 전국적으로 1.0% 감소(739가구)했다. 전국 미분양 재고는 7만1365가구로 7만가구 수준을 유지했지만 5월 이후 6만가구대로의 조정이 가능할지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지난 3월까지 미분양이 증가했던 인천 지역은 4월 들어 13.9% 빠지면서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미분양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던 지역은 경기로서 17.1%(1095가구) 많아졌다.
'악성 미분양'이라고도 불리며 건설업체의 뇌관으로 꼽히는 공사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 4월 수도권에서 전월 대비 2.3%, 지방에서 0.4%씩 각각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감소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인천과 경기지역의 전월 대비 공사 후 미분양 주택의 증가량이 컸다. 지방에서는 대구, 부산, 전북 등에서 소폭 늘었지만 최대 10가구 내외의 미미한 변화를 나타냈다. 박 부연구위원은 "미분양 물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과거 대비 물량 자체가 많기에 공사 후 미분양 주택은 향후에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미분양 통계 신고를 의무화할 경우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