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전기차 캐즘 여파로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실적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급성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주축으로 삼는 한편 로봇·UAM(도심항공교통) 등 새로운 시장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13조2667억원, 영업손실은 1조7224억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고 2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16조 5922억원) 대비 20% 감소했다.
4분기의 경우 매출 3조8587억원, 영업손실 299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적자 폭은 확대됐다. 특히 배터리 부문 매출은 3조6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3385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SDI는 "지난해 주요국의 친환경 정책 변화, 미국 전략 고객의 전기차 판매 감소, 소형 배터리 수요 회복 지연 등의 영향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ESS 사업을 발판 삼아 턴어라운드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ESS용 배터리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산으로 전력용 및 무정전 전원장치(UPS)용·배터리백업 유닛(BBU)용 수요가 증가하고,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한 공급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4분기부터 미국 캐파 전환을 통해 현지 ESS 캐파를 확대하는 중"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ESS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생산 가능한 캐파의 풀 가동을 추진하는 동시에 삼성 SSB 2.0 미국 현지 양산을 가속화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금액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이어 "국내산 제품은 미국 수출 비중이 커서 관세 비용으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하지만, 미국 현지 생산 제품의 경우 AMPC 효과와 관세 절감 효과가 있어 사업 전반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며 "올해 4분기부터 미국 LFP 신규 라인 가동과 함께 국내산 수출 물량이 점차 페이드 아웃되고 미국 신규 라인들의 초기 고정비 부담도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향상될 전망"이라고 했다.
이외에 소형 배터리는 최근 회복 중인 전문가용 전동공구 수요에 대응해 탭리스 초고출력 원형 배터리 판매를 확대하고, 전자재료 부문은 반도체 패키징 소재 등 신시장 중심의 제품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에서도 신규 고객 대상 판매를 대상으로 제품 수주를 확대하고, 탭리스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의 하이브리드 전기차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한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도 속도를 낸다. 삼성SDI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전고체 배터리 생산 라인 투자를 진행해 계획된 일정에 맞춰 상용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지컬 AI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로봇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SDI는 "탑재 공간이 제한적이고 높은 안전성과 출력을 요구하는 로봇 특성상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여러 로봇 업체들과 전고체 배터리를 활용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UAM(도심항공교통)·고고도 플랫폼 스테이션 등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한다.
헝가리 공장 운영 효율성도 개선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46파이 라인 신규 구축과 함께 일부 라인은 LFP라인으로 전환하고 공법 개정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올해 기존 프로젝트 공급을 확대하고 상하반기 각각 예정된 신규 공급 프로젝트들을 차질 없이 양산해 가동률을 점진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삼성SDI는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하반기 흑자 전환을 목표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지난해보다 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있어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제외하면 분기별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