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맥주를 운영하는 한울앤제주가 3년간의 구조조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나선다. 올해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 흑자 달성을 목표로 ODM·OEM 사업과 제주 특화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맥주의 재무제표는 가파른 개선세를 보인다. 3년간 영업손실을 59% 개선하며 턴어라운드가 본격화하고 있다.
김백산 한울앤제주 대표는 "3년간의 분골쇄신의 구조조정을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성장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올해 EBITDA 흑자, 2027년은 완전한 영업이익 흑자를 실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위기 극복… 3년간 비용구조 확 바꿨다
제주맥주의 지난 3년은 생존을 위한 사투이자 체질 개선의 시간이었다. 2020년 코로나 시기 크래프트 맥주 열풍을 타고 급성장했지만 이후 시장 환경이 급변했다.김백산 대표는 "수제맥주 시장에 경쟁자들이 몰려들면서 단가 경쟁이 치열해졌고 편의점 시장에서는 중국산 외산 맥주들이 20~30% 싼 가격으로 공세를 펼쳤다"며 "여기에 소비 양극화로 간이 주점들이 줄어들면서 자가 음용 시장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맥주 소비의 50% 가까이가 편의점을 통해 이뤄지는 상황인데 일본의 아사히나 미국의 버드와이저, 중국 맥주 등이 대규모 마케팅과 함께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국내 수제맥주들은 설 자리를 잃어갔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제주 공장의 고정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경영난은 가중됐다.
제주맥주는 2022년부터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핵심은 비용구조 혁신이었다. 연결 기준 2022년 116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2023년 104억원, 2024년 48억원으로 59% 줄어들었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22년 240억원에서 2024년 183억원으로 감소했으나, 매출총이익률은 2022년 23.9%에서 2024년 31.7%로 개선됐다.
김 대표는 "불필요한 비용을 과감히 줄이고 조직을 효율화하면서 회사 체질을 완전히 바꿨다"며 "이제 성장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ODM·OEM 사업+제주 희소성으로 승부수
제주맥주가 올해 흑자전환에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두 가지 성장 전략이 있다.
첫 번째는 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 사업이다. 김 대표는 "초기 투자한 대규모 생산 설비가 이제는 ODM·OEM 사업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제주맥주는 이달 말 국내 한 맥주 프랜차이즈에 16만캔을 시범 공급한다. 월 2억원 규모로 연간화하면 24억원, 향후 고객사가 늘어나면 5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도 기대된다.
두 번째는 '제주에서만 마실 수 있는 맥주'라는 희소 마케팅이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은 2024년 기준 1378만명인데 이는 미국 하와이 방문객(약 970만명)의 1.4배에 달한다.
김 대표는 "제주도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기억 속에서 마신다"며 "가족, 연인,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맥주를 마시는 그 순간의 행복이 제주맥주와 연결되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주맥주는 제주 주요 호텔·골프장과 협업해 각 장소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맥주를 만들 계획이다. 중국인 방문객이 많은 제주도 특성을 고려해 중화권 입맛에 맞는 제품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제주도 가면 한라산 소주를 마시듯, 제주맥주도 '제주도에서 꼭 마셔야 하는 맥주'로 자리 잡는 게 목표라고 한다.
그는 "외산 맥주들이 중국에서 ODM 방식으로 생산해 국내에 싸게 공급하고 있다"며 "우리도 보유 설비를 활용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양질의 맥주를 공급하는 동시에, 제주라는 지역 정체성을 살린 프리미엄 전략으로 이원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026년 EBITDA 흑자, 2027년 완전 흑자 목표
김 대표가 제시한 로드맵은 명확하다. 올해 EBITDA 기준 흑자를 달성하고, 2027년에는 완전한 흑자전환이 목표다. 그는 "ODM·OEM 제품 생산과 제주 특화 전략으로 추가 매출을 만들고, 비용 통제를 계속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BITDA 기준으로 보면 개선 속도는 뚜렷하다. 2023년 87억원의 EBITDA 손실은 2024년 34억원으로 61% 개선됐다. 2025년 3분기 누적 EBITDA 손실은 27억원 수준이다.
회사 측은 2026년 ODM·OEM 사업에서 50억원, 제주 특화 전략에서 20억원 등 총 7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을 예상한다. 여기에 비용 통제를 지속하면 EBITDA 흑자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2027년에는 완전한 영업이익 흑자가 목표다.
김백산 대표는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한 첫 회사로서 실망하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며 "이제 진짜 제주맥주의 가치를 보여드릴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