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가족부가 14일 국무회의에서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기준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보고했다. 소년범죄에 대한 국민적 불안과 제도 개선 요구를 반영해 '조건부'로 연령 기준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준 하향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특정 범죄만 부분적으로 한 살 낮추는 건 너무 미약하지 않나"라며 "국민 의견 수렴과 토론을 추가로 거치자"고 했다. 이에 따라 촉법 소년 기준을 조건부로 하향할지, 일률적으로 낮출지 등 세부 결정은 추가 절차를 밟게 됐다.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촉법소년은 2만1000여 명으로 5년 전의 두 배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절도와 폭력 비중이 여전히 크지만 성폭행 같은 강력범죄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 갈수록 늘고 있고 흉포화 우려도 커지고 있는 소년범죄에 대응해 형사처벌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처벌보다 교화가 우선이라며 현행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왔다. 정부 부처 내에서도 법무부와 교육부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 가운데 성평등가족부가 공론화 과정을 토대로 절충안을 제시한 셈이다.
13세는 대부분 중학교 1학년에 해당한다. 대통령이 특정 범죄만 부분적으로 낮추는 것에 대해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제한적' 연령 기준 인하는 검토해볼 만하다. 실제로 성평등가족부가 관계 부처와 전문가,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화 절차를 진행한 결과 부처∙전문가로 구성된 사회적 대화 협의체는 현행 유지에 무게를 실은 반면 온라인 공청회에서는 '일괄 하향'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한다. 반면 숙의 토론 등을 거친 시민참여단 212명은 '조건부 하향'에 손을 들어줬다. 사회적 수용성 등을 감안할 때 현행 유지나 일률적 인하 보다는 일단 강력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기준을 인하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연령 기준 논의에만 매몰돼 교화와 재범 방지 대책에 대한 논의가 소홀해져서는 안 된다. 성평등가족부는 보호처분 개선과 과밀 소년원 해소 등 보완 대책도 함께 보고했는데 이런 조치 역시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소년범죄를 줄이는 길은 처벌 강화만으로도, 교화만으로도 완성되지 않는다. 응당한 책임과 실효성 있는 교화의 정교한 균형점을 찾을 때 갈수록 늘고 있는 소년 범죄 예방이라는 제도 개선의 목적도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