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운데)가 12일 '부동산수사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가 조직적 담합으로 집값을 인위적으로 올려온 사실상의 '부동산 작전세력'을 적발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 근절에 나선 가운데 광역지자체 차원에서 구체적인 담합 사례를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12월 발족한 '부동산수사 T/F팀'을 통해 집값 담합 행위를 집중 수사한 결과, 채팅방 개설 담합·허위매물 거짓 신고·집단 민원 등을 벌여온 세력을 무더기로 찾아냈다고 12일 밝혔다.


주요 적발 사례에 따르면, 하남시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10억원 미만으로는 팔지 말자"며 가격을 담합했다. 이들은 특정 가격 이하의 매물이 나오면 해당 공인중개사무소에 항의 전화를 퍼붓고, 포털사이트에는 '허위매물'로 반복 신고해 업무를 방해했다. 특히 시청 행정이 마비될 정도로 집단 민원을 제기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도 포착됐다.

수사팀은 "2~3월 폭탄민원으로 5000(만원)이상~~~~업" 등 담합을 모의하는 채팅방 실제 대화 내용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피해를 입은 공인중개사 4곳에 대한 참고인 진술도 받았다. 피해 중개사들은 "정상적인 매물을 광고해도 밤낮없이 걸려 오는 항의 전화와 허위 신고로 광고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2025년 10월 오픈 채팅방을 개설, 담합을 주도했던 하남시 거주자는 2023년 7억8700만원에 주택을 매입한 뒤 2026년 2월 초 10억8000만원에 전격 매도, 3년 만에 3억여 원 시세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성남시에서도 하남시 사례처럼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집값을 인위적으로 띄우기 위해 담합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 아파트 주민들 역시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가격을 담합하고, 담합가격 밑으로 나온 매물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목록까지 만들어 허위매물 신고를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아파트 주민들은 순번을 정해 직접 리스트에 오른 공인중개사를 찾아가 고객인 것처럼 행세하며 해당 공인중개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하게 부동산을 중개해야 할 공인중개사들의 카르텔 형성 행위도 적발됐다. 용인 지역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사설 모임 친목회를 만들고 비회원과 공동중개를 거부하는 배타적인 영업행위로 공정 경쟁을 저해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팀은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이달 말까지 관련자 소환과 참고인 진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현재 확보된 증거(채팅방 대화 내역, 민원 접수 로그 등)를 바탕으로 담합을 주도한 핵심 용의자 4명을 이달 말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부동산수사T/F회의를 주재한 김동연 지사는 "오늘부터 T/F를 '부동산시장 교란특별대책반'으로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담합해서 집값을 올리는 행위는 시장 질서를 좀먹고 서민의 내 집 마련 꿈을 짓밟는 행위"라며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불법 행위자가 더 이상 경기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