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난 26일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성동 구정의 성공을 넘어 더 큰 과제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성동구청

유권자들의 눈이 높아졌다. 행정가와 정치인은 소통에 진심이고 현장에 강해야 하며 시민들은 실무도 잘 아는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를 원하고 있다.

낮은 투표율과 사회 분열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위협하는 상황. 제도의 변화만이 아니라 삶의 질이 나아졌다는 효능감이 표심을 움직일 수 있는 희망이다. 민선9기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주목받는 이유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 구청장은 지난 26일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주인이 아니라 시민이 주인인 도시 서울을 만들겠다. 시민의 의견에 귀기울이고 시민이 원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에 따라 서울을 경제·문화 중심의 'G2'(Group of Two) 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그는 "서울의 경쟁력은 국가 차원과는 다른 G2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서울이 아시아 경제·문화의 중심지가 돼야 한다"고 자신했다.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진행한 정 구청장은 '성수동' 개발의 성공 요인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글로벌 인재들이 주목한 성수동의 비전과 정책 철학을 서울로 확장하겠다는 것이 정 구청장의 구상이다.


그는 "AI(인공지능) 산업을 중심으로 '인재 전쟁'이 시작됐다"면서 "성수동의 전략은 사람이 모이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이 모이는 플랫폼 도시를 만들기 위한 세부 방안으로 정 구청장은 ▲국제업무특구 확대 ▲연구개발(R&D) 생태계 조성 ▲지식기반산업 제도·예산 지원 강화 등을 제시했다.

"서울시장 당선돼도 '메시지 행정' 지속할 것"

정 구청장은 민선8기 서울 구청장 가운데 유일한 3선이다. 성동구의 12년은 놀라운 변화를 이뤘다. 제조업 기반의 성수동에 스타트업과 청년 문화가 어우러진 '핫플레이스'가 정착했다. 정 구청장은 '공존'과 '현장 행정'을 성공 원칙으로 꼽았다.

2014년 취임 후 이듬해에 성동구는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이 밀려난 현상) 방지 조례를 제정해 임대료 인상을 제한했다. 성수동의 상징이 된 붉은벽돌 지원사업과 소셜벤처 지원사업 등은 성장 기반이 됐다.

무엇보다 구민들과 직접 소통한 '메시지 행정'은 화제가 됐다. 성동구청에 가면 청사 내 벽면과 엘리베이터 등에 정 구청장의 민원 전용 스마트폰 번호가 게시돼 있다. 2018년부터 문자 민원을 받기 시작한 정 구청장은 하루 평균 40건, 연 1만4000건 이상의 민원 요청을 각 부서로 전달해 해결했다.

공공시설 무료 셔틀버스 '성공버스'의 운행과 스마트 쉼터·스마트 횡단보도 등 생활밀착형 정책을 혁신해 나가며, 지난해 성동 구정 만족도는 92.9%라는 결과를 받았다.

정 구청장은 서울시장에 당선돼도 메시지 행정을 지속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AI를 이용해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행정이란 시민의 목소리를 얼마큼 듣고 반영하느냐의 문제"라고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26일 '동행미디어 시대'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성동구청

"시민주권 구현되는 서울로 변화시키겠다"

서울시장 선거는 부동산 정책의 승부로도 인식된다. 정 구청장은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인허가 권한을 자치구로 일부 이양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500가구 또는 1000가구 이하 소규모 정비사업에 대해 구청이 권한을 갖고 서울시 업무를 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해온 강북 균형발전에 대해서는 "서울 전역이 고르게 발전해야 한다는 큰 틀에서 공감한다"며 "다만 특정 지역을 전제로 한 표현보다 다른 방향성도 생각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사회에 지속되는 정치 갈등과 분열을 향해 정 구청장은 "정치는 갈등과 합의를 거치는 영역이고 행정은 사회 통합이 기본 원칙"이라면서 "서울시장은 정치적인 주장보다 시민 삶의 개선과 통합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권 교체시에 요구되는 정책 연속성의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 구청장은 "좋은 정책은 이어가야 하겠지만 시민의 뜻이 아니거나 안전이 우려되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한강버스와 감사의정원 등 논란이 된 사업의 안전과 효율성을 다시 점검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선거 공직 사퇴시한은 오는 3월5일이다. 정 구청장은 하루 전날인 3월4일 구청장직을 물러날 계획이다.

12년의 구정 운영을 마무리하며 그는 "구청 권한으로 할 수 있었던 일에서 아쉬움은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기회를 주신다면 구청장으로서 해결이 어려웠던 한계를 넘고 싶다. 더 큰 과제에 도전하고 싶다"면서 "시민 주권이 구현되는 서울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