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긴장감이 글로벌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면서 지수 6000포인트를 돌파했던 코스피도 직격탄을 맞았다.
520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가 종전 기대감 속 다시 5500선을 넘어선 상황에서 단기 조정 가능성은 여전히 남았지만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반도체와 장기 수익률 기대감이 가득한 ETF(상장지수펀드)가 버팀목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인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은 다시 회복 국면 기대감이 커졌다.
이 같은 기대감은 이란을 공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서 기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은 거의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란은 해군도 없고 통신망도, 공군도 없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로 장을 마쳤고 이어진 지난 10일 국내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하며 전날 509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280.72포인트(5.35%%) 뛰며 5532.59로 거래가 종료됐다.
코스피지수가 중동발 긴장감에 크게 후퇴했다가 긴장 완화에 급속도로 회복세를 보인 상황이지만 단기간에 6000까지 돌파한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두언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중동 사태로 코스피지수는 단기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외국인이 하루 평균 5000억원 내외 순매도에 나서고 원·달러 환율이 1480원 상단에 머물게 하는 '리스크오프'(위험회피) 변수"라고 진단했다.
다만 김 수석연구위원은 "(자본시장) 수급 주도권이 개인과 ETF로 이동했고 반도체 이익 성장과 상법 개정(자사주 소각 중심) 등 구조적 호재가 유효해 충격은 일시적이며 회복도 빠를 가능성이 높다"고 낙관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 실장도 비슷한 시각이다. 이 실장은 "고객예탁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KOREA'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액티브 ETF의 증가 가능성 등까지 감안할 때 이익 증가 이후 유동성 증가를 기반으로 한 밸류에이션(PER) 상승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3차 상법 개정안에 포함된 자사주 소각 관련 내용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상장 폐지 요건 강화 등도 주식시장의 공급 축소라는 측면에서 밸류에이션 상승에 긍정적"이라고 부연했다.
관건은 출렁였던 고유가와 요동친 고환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에 한 때 배럴당 115달러(약 16만9000원) 이상 치솟은 국제유가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1500원 코앞까지 갔던 원·달러 환율도 리스크 요인이다.
이 실장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은 국내 투자심리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만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 수석연구위원도 "한국 증시는 펀더멘털이 약해서가 아니라 유가·환율·수급 충격의 전이 경로가 가장 선명한 시장이기에 더 크게 흔들린다"고 진단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증시의 유가 상승 리스크 허용 한계는 WTI(서부텍사스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약 14만7000원) 수준"이라며 고유가 안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