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여파에 따른 중동발 위기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 호황에 잠시 찬물을 끼얹어 투자 심리가 위축됐지만 이내 회복세를 보이자 개미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매수 시점도 엿본다.
중동 쇼크에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내려갔지만 금세 회복하는 저력을 확인한 데다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 AI(인공지능)용 칩 수출 규제 강화 가능성이 추격 매수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관측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100원(1.12%)·1만7000원(1.81%) 오른 19만·9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쇼크에 코스피 지수가 최근 크게 하락하며 두 회사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빠르게 회복하며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두 회사의 주가가 내려가며 저가 매수 시점과 탈출을 엿보던 개미 투자자들은 다시 주가가 오르자 글로벌 대장주 엔비디아도 주목한다. 당분간 반도체 시장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미국 정부의 행보도 예의주시하며 매수까지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엔비디아는 두 회사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데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엔비디아의 AI용 칩 수출 규제 강화를 언급하면서 글로벌 증시 변동성 악재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보다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판단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1000개 미만의 엔비디아 AI용 칩의 소규모 수출은 비교적 간단한 심사를 거치지만 그 이상이면 통제를 강화한다. 10만개 이하의 중·대규모 수출은 수입국과 미국 정부 사이의 안보 보증까지 필요하다.
사실상 엔비디아 AI용 칩의 수출 수량별 차등 허가제다, 초대형 수출(20만개 이상)은 수입국이 미국 내 AI 인프라에 직접 투자해야 하는 조건까지 논의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회복세와 중국을 견제하며 글로벌 AI 시장을 장악하려는 미국 정부의 의도가 깔린 엔비디아 AI용 칩 수출 통제 움직임은 희소성을 부각해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강재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 AI용 칩 수출 규제 검토 소식과 최근 불거진 미국과 이란의 지정학적 충돌은 엔비디아의 단기 투자 심리엔 부정적이겠지만 치명적인 악재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수출 규제는 승인 절차로 인해 AI를 도입하려는 국가들의 매출 인식 지연, 사후 관리 의무로 인한 비용 발생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도 "다양한 외부 자극에도 엔비디아의 펀더멘털을 유지하는 요인은 강력한 수요와 공급 제약"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