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개발 전략이 주목된다. 사진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개발 로드맵 윤곽이 드러났다. 방광암·폐암 등 항암제를 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기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신약개발을 확대할 방침이다.

16일 삼성바이오에피스 모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약으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개발 물질)은 SBE303과 SBE313 등 두 개다. SBE303은 방광암, SBE313은 폐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각각 한국 ADC(항체-약물 접합체) 기업 인투셀, 중국 바이오 회사 프론트라인과 공동 개발 중이다.


방광암 치료제 후보물질 SBE303은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주로 방광암 표면에 과발현되는 넥틴-4를 타깃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죽이는 기전의 ADC 신약 후보물질이다. ADC는 항체와 페이로드(약물)를 링커로 연결한 구조다. 항체가 암세포 표면 항원에 결합한 뒤 페이로드가 방출되는 방식으로 일명 '항암 유도탄'으로 불린다.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어서다.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SBE313은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와 HER3(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3)가 과발현된 암세포에 침투한 뒤 독소를 방출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이다. 단일 페이로드 ADC인 SBE303과 다르게 듀얼 페이로드 ADC로 개발되고 있다. 듀얼 페이로드 ADC는 두 가지 페이로드를 활용하는 만큼 기술 개발 난도가 높지만 강한 내성 등이 장점으로 알려졌다.

시밀러, 신약 대비 한계 분명…장기 투자로 '차근차근'

사진은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ADC 등 신약개발을 추진하는 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금껏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 왔다.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는 신약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경쟁이 치열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진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창출한 수익을 신약개발에 투자해 성장성을 높일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신약개발 부문에서 단기간의 성과나 단순 파이프라인 확대를 겨냥하기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꾀할 방침이다. 과학적 검증을 통해 시장 신뢰를 확보하고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란 게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 설명이다. 우선 매년 1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본 임상 단계에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암제를 이을 파이프라인으로는 비만 치료제가 언급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지투지바이오와 장기 지속형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성분명) 성분 비만 치료제를 포함한 후보물질 2종에 대한 독점적 개발권을 확보했다. 비만 치료제 관련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도입해 제품화를 추진하겠다는 게 삼성바이오에피스 계획이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신약개발을 본격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한국형 빅파마(대형 제약사) 모델로 성장해 주주가치를 극대화겠다"며 "한국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