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2조1000억원, 압구정4구역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에 삼성물산이 단독 응찰했다. 삼성물산이 이례적으로 '책임준공 조항'을 확약하며 승부수를 던진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4구역 재건축 조합이 전날 시공사 선정 1차 입찰을 마감한 결과 삼성물산 건설부문만 참여했다. 도시정비법에 따라 시공사 선정 입찰에 1개사만 참여할 경우 자동 유찰된다. 조합은 조만간 재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두 번 입찰에도 삼성물산이 단독 입찰할 경우 조합이 수익계약을 맺을 수 있다.
압구정4구역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487번지 일원의 현대 8차, 한양 3·4·6차 아파트 1340가구가 위치한 11만 8859.6㎡ 부지를 최고 67층, 9개동, 1664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등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앞서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뿐 아니라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등이 참석했지만 입찰에는 삼성물산만 참여했다. 당초 현대건설이 경쟁을 예고했으나 압구정3·5구열 재건축에 집중하기로 전략을 바꿨다.
책임준공 조항은 시공사가 일정 기한까지 공사를 끝낸다는 일종의 보증이다. 조합이 정비사업 공사비 마련을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을 때 HUG 보증을 받는 과정에서 시공사의 책임준공을 요구한다.
삼성물산은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신용등급(AAA+)을 보유하고 있으며 재무 건전성, 금융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최상의 금융조건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7곳과 증권사 11곳 등 총 18개 금융기관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압구정4구역은 조합원의 종전 자산 추정액이 5조원을 웃도는 초대형 프로젝트"라며 "국내 최고급 주거의 상징 압구정에서 정점에 서는 시그니처 단지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책임준공 확약 이외에 기성불 지급 등 조항 검토
압구정4구역 조합은 오는 5월23일 시공사 선정 총회까지 시공사와 계약 조건을 강화할 방침이다. ▲책임준공 확약 ▲분양수익금 내 기성불 지급 ▲분담금 납부 방식(미입주 시 6개월 내·입주 시 2+2년 선택) 등을 주요 조항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공사가 조합에 공사비를 먼저 받는게 아니라 조합이 분양을 통해 수입이 생기면 공사비를 전달한다는 방침이다.압구정4구역 관계자는 "경쟁입찰을 기대했으나 삼성물산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면서도 "공사 지연과 비용 전가를 차단할 수 있는 안전장치 등 계약조건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압구정4구역과 5구역 시공사 선정에 각각 다른 건설사가 우위를 점하면서 시공사와 조합간 갈등을 우려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압구정지구는 아파트 24개 단지를 6개 권역으로 나눠 통합하는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1·2·3·6구역은 단지 경계가 명확하지만 4·5구역 재건축 경계선은 2~3m에 불과해서다.
압구정 중개사무소 한 관계자는 "4·5구역의 공사와 입주 시점이 벌어지면 공사 소음이나 분진 등 민원이 빗발칠 것"이라며 "각각 다른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할 경우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