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0씨 본인 되시죠? 합동수사부 수사관 임○○입니다. 본인 명의 통장이 이미 대포통장으로 개설돼 범죄에 악용됐습니다. 이 때문에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 "지금 이 녹취를 통해 약식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녹취 중엔 제3자 목소리가 개입돼선 안되고요. 그래서 최대한 조용한 곳에서 진행해야 하는데, 실례지만 지금 어디십니까? 다른 목소리가 개입되지 않게끔 협조해 주시고요. 자리 이동 잠깐 해주세요."
금융감독원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보이스피싱 신고 음성파일을 분석해 반복 제보된 사기범의 목소리를 공개했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과 국과수는 지난 2024년 제보된 총 3959건의 음성파일을 분석해 사기범 7명의 목소리를 공개했다. 해당 목소리는 국과수 성문 분석 기법을 통해 동일인 여부를 판단해 10회 이상 반복 제보됐다.
금감원은 지난 2015년부터 국과수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금까지 보이스피싱 사기범 67명의 목소리를 공개해 왔다. 제보된 목소리는 국과수 비식별조치를 거쳐 삼성전자 및 후후(KT), 익시오(LG U+), 에이닷(SKT) 등 통신사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 개발에 활용된다.
금감원은 제보 내용을 토대로 사기범 주요 수법 및 모범 대응 사례가 포함된 영상을 제작해 금감원 홈페이지 및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또 사기범의 목소리를 실제로 들으며 주요 수법을 모의 체험할 수 있는 온라인 이벤트를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공개된 실제 피싱 사례…최근 성행하는 수법은
보이스피싱의 가장 전형적인 수법 중 하나는 검찰 등을 사칭해 명의도용 사건 등에 연루됐다는 식으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사기범은 '서울중앙지검' '합동수사부' 등 실제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 또는 수사관을 사칭한다. 이후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나 중고거래 사기 등을 언급하며 피해자 통장이 불법 사용됐다고 한다.
비교적 어려운 전문용어를 사용하며 소환장을 발부하겠다고 압박하기도 한다. 특히 피해자 입증, 대면조사, 소환장 발부 등 용어를 사용하며 '피해자임을 입증하지 않으면 조사받게 된다' '소환장 발부할 테니 직접 나와 조사받아라' 등 발언을 주로 사용한다.
또 약식 조사 등을 빙자해 피해자를 혼자 있도록 유도한다. 사기범은 조사 편의를 위해 정식 소환장 발부 대신 전화로 약식 조사를 진행하겠다며 회유한다. 이때 잡음 및 제3자 목소리가 개입될 시 증거자료로 채택되지 않는다며 피해자를 고립된 공간에 혼자 있도록 한다. 이 경우 피해자 주변인의 간섭, 도움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니 유의해야 한다.
본격적인 범행 전 대략적인 자산내역도 요구한다. 이들 집단은 개인정보 관련 법령에 따라 구체적인 계좌번호·비밀번호 등은 요구하지 않는다며 자산보호 및 예금자보호 조치를 위해 거래 은행과 계좌 잔액 등 내역을 요구한다.
아울러 가짜 사이트에 접속해 허위 공문을 확인하도록 유인한다. 주로 법원 등기서류가 반송됐다며 직접 수령이 어렵다면 PC를 통한 온라인 조회가 가능하다고 운을 뗀다. 가짜 사이트에 접속한 뒤 허위 공문 열람을 위해 피해자 이름,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도록 한 뒤 개인정보를 탈취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전화는 일단 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향후 국과수와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분석을 거쳐 사기범의 목소리와 소비자 모범 대응사례를 추가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