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카는 늘 한 번쯤 타보고 싶은 차다. 막상 구매를 고민하면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다. '비가 오면 어떡하지', '짐은 어디에 싣지', '한국에서 오픈카를 얼마나 탈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더 MINI JCW 컨버터블을 타기 전까지도 비슷했다. 예쁜 차라는 것은 알았지만 생활 속에서 얼마나 쓸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서울 여의도 윤중로를 따라 소프트톱을 열고 달리는 순간 생각이 달라졌다. 이 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운전 자체를 하나의 놀이로 만들었다.
더 MINI JCW 컨버터블은 MINI 특유의 개성과 JCW(John Cooper Works)의 고성능 감성을 결합한 모델이다.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38.8kg·m를 발휘하는 2.0리터 4기통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4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는 245km다.
이 차의 매력은 제원표보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서자 MINI가 왜 MINI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대형 원형 OLED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사로잡고 토글 스위치와 직물 소재를 활용한 대시보드가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최근 자동차 실내가 거대한 태블릿을 붙여놓은 듯 비슷비슷해지는 흐름과 달리 MINI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원형 디스플레이는 MINI 감성의 핵심이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공조 기능을 하나로 통합했지만 단순한 디지털 화면이 아니라 하나의 오브제처럼 느껴진다.
주행에서도 MINI 특유의 캐릭터는 분명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 차체가 즉각 반응한다. 출력 자체가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차체가 작고 가벼운 덕분에 체감 성능은 수치 이상이다. 스티어링 휠도 상당히 직관적이다. 운전자의 입력에 곧바로 반응하며 차체 움직임도 경쾌하다. 사람들이 MINI를 두고 '고카트(Go-Kart)를 운전하는 느낌'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코너 구간에서 재미가 살아난다. 차체 크기가 작고 휠베이스가 짧아 방향 전환이 민첩하다. 도심 도로에서도 차와 한 몸이 된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차의 진짜 주인공은 소프트톱이었다. 윤중로를 따라 소프트톱을 열었다. 봄바람이 실내로 스며들고 주변 나무와 건물 풍경이 그대로 시야에 들어왔다. 평소 출퇴근길로 지나던 도로가 전혀 다른 공간처럼 느껴졌다.
MINI는 오픈카의 실용성을 생각보다 잘 챙겼다. 시속 30km 이하에서는 주행 중에도 소프트톱을 여닫을 수 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18초 만에 완전히 열리고 닫을 때는 15초가 걸린다.
실제 사용 과정에서 이 기능은 생각보다 유용했다. 오픈 상태로 달리다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긴다. 신호대기 중 옆 차선 운전자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고 갑자기 미세먼지나 배기가스가 거슬릴 때도 있다. 일부 컨버터블은 완전히 정차해야 지붕을 닫을 수 있지만 MINI는 천천히 주행하면서도 조작이 가능해 활용도가 높았다.
아쉬운 점도 분명했다. JCW라는 이름답게 서스펜션 세팅은 상당히 단단하다.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도로에서는 충격이 그대로 전달된다. 서울 시내와 수도권 위주로 즐기는 드라이브라면 문제가 없지만 3시간 이상 이어지는 장거리 여행에서는 피로가 꽤 누적될 것으로 보였다.
MINI JCW 컨버터블은 승차감보다 운전 재미에 우선순위를 둔 차다.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감성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MINI JCW 컨버터블의 국내 판매가격은 5750만원(부가세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