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권이 올해 1분기 3000억원대 순이익을 내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실적 개선 효과는 자산 규모 상위 저축은행에 집중됐다. 특히 상위사 안에서도 유가증권 운용 성과에 따라 순익 규모가 엇갈리면서 본업인 대출 수익보다 투자 수익이 실적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사진은 저축은행 로고./사진=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업권이 올해 1분기 3000억원대 순이익을 내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실적 개선 효과는 자산 규모 상위 저축은행에 집중됐다. 특히 상위사 안에서도 유가증권 운용 성과에 따라 순익 규모가 엇갈리면서 본업인 대출 수익보다 투자 수익이 실적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산 규모 상위 5개 저축은행의 순이익 합계는 2427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업권 전체 순이익 3338억원의 72.7% 수준이다. 업권 전체가 고르게 회복됐다기보다 대형 저축은행 일부의 성과가 전체 업권의 순익 증가를 주도했다.


상위 5개사의 순이익도 고르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이 98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OK저축은행 820억원, 웰컴저축은행 453억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SBI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은 각각 154억원, 20억원에 그치며 상위 5개사 안에서도 이익이 일부 회사에 쏠린 흐름을 보였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338억원으로 전년 동기(440억원)보다 658.7% 증가했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비이자손익이다. 올해 1분기 비이자손익은 2944억원으로 전년 동기 267억원보다 11배 수준으로 올랐다. 반면 이자이익은 1조3609억원으로 같은 기간 12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가증권 수익이 가른 실적 온도차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익 구조 변화와 맞닿아 있다. 저축은행업권은 지난해에도 이자수익이 여신 감소 영향으로 줄었지만 유가증권 운용수익 증가와 충당금 부담 완화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출 영업만으로 수익성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산운용 성과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셈이다.


개별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유가증권 관련 수익은 전년 동기 11억원에서 올해 1분기 1075억원으로 급증했다. 배당금 수익도 24억원에서 149억원으로 늘었다. 투자 수익 전반이 확대되면서 상위 5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OK저축은행도 금융주 일부 매각으로 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크게 늘었다. 유가증권 관련 수익은 전년 동기 29억원에서 올해 1분기 742억원으로 증가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JB금융과 iM금융 주식 일부를 OK캐피탈에 시간외 거래로 매각했다"며 "주가 상승으로 유가증권 한도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차원에서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웰컴저축은행도 유가증권 수익 확대 흐름에 올라탔다. 유가증권 관련 수익은 37억원에서 88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출채권 관련 손실이 줄어든 점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반면 SBI저축은행은 이자수익 감소를 만회할 만큼의 비이자수익을 내지 못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유가증권 잔액을 늘렸지만 관련 수익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투자 규모보다 매각 시점과 운용 성과가 실적을 가른 셈이다.

대출 막히자 자산운용이 실적 방어

유가증권 수익 의존도가 커지는 배경에는 대출 성장 제한이 있다. 가계대출 규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 중저신용자 차주의 상환 부담 확대가 겹치면서 여신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자산운용 역량이 실적 방어 수단으로 부각되는 이유다.

유가증권 수익 확대가 본업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 수익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출 영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시장성 이익이 순익을 떠받치는 구조가 이어질 경우 실적 안정성은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은 업권 전체가 본격 회복됐다기보다 자산 규모 상위사, 그중에서도 유가증권 수익을 낸 일부 대형사가 순익을 끌어올린 측면이 크다"며 "대출 영업이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운 만큼 비이자이익의 중요성은 커지겠지만 시장 변동성에 기대는 수익 구조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자산건전성 관리와 수익 다각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