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다양한 제품군을 앞세운 종합식품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샌디에이에서 열린 '2026 윈터 팬시 푸드쇼'에서 참관객들이 오뚜기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오뚜기

오뚜기가 라면과 소스, 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군을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종합식품기업이라는 정체성이 글로벌 전략에 반영된 결과다. 히트상품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한 다른 기업들과 달리 폭넓은 식품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K푸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달 15일 일본 도쿄에 판매법인 설립을 마쳤다. 본격적인 사업 운영은 오는 9월 이후 시작될 예정이다. 뉴질랜드, 미국, 베트남에 이은 네 번째 해외 거점으로 오뚜기는 이를 통해 해외 사업을 다변화하고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본 법인 설립은 오뚜기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오뚜기는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1조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해외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2024년 해외 소비자들의 발음 편의성을 고려해 영문 사명을 기존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했으며 미국에서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오뚜기는 일본에서 라면과 함께 참기름을 포함한 소스류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일본에서 한국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참기름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참기름 수출액은 614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0% 증가했다.

이는 대표 히트상품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해온 경쟁사들과는 다른 행보다. 삼양식품과 농심은 각각 불닭볶음면과 신라면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 뒤 이를 하나의 브랜드로 육성했다. 이후 불닭소스, 신라면 툼바 등 파생 제품을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오뚜기의 접근법은 다르다. 특정 제품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기보다 여러 카테고리의 제품군을 동시에 현지 시장에 안착시키는 종합식품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사업 구조와 맞닿아 있다. 오뚜기의 라면 매출 비중은 약 35% 수준으로 소스·조미식품·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라면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진 경쟁사들과 달리 종합식품 기업으로 성장해 온 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특정 품목보다 다양한 카테고리를 함께 육성하는 전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해외 실적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22년 3265억원이었던 오뚜기의 연간 해외 매출은 2023년 3325억원, 2024년 3614억원, 2025년 4097억원으로 지속해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9.6% 늘었으며 전체 매출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1.5%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오뚜기의 종합식품 전략이 긍정적인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소스류 시장이 성장하면서 K푸드 소비도 라면 등 완제품을 넘어 소스·조미식품 등으로 저변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세계 소스류 시장 규모는 2024년 1074억달러에서 2029년 1356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오뚜기의 전략이 K푸드 수혜를 일부 히트상품 중심 구조에서 다양한 식품 카테고리로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단일 메가 브랜드를 보유하지 않은 식품기업들에게 새로운 해외 진출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뚜기는 종합식품기업이라는 정체성을 살려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K푸드 소비가 소스·조미식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 여력도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히트상품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K푸드 수출 시장에서 다양한 기업들의 기회도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