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표·최고위원 경선이 '신천지'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당권 경쟁이 일찌감치 네거티브로 흘러간 가운데 특정 후보를 겨냥한 '신천지 개입설'까지 더해져 경선은 말 그대로 이전투구 양상이다. 국정의 한 축을 책임진 집권당 전당대회라고 보기 민망할 정도로 정책비전 경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후보들이 이번주 순회 경선에 돌입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지난 주말에도 신천지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김민석 의원은 25일 신천지 의혹을 거듭 언급하며 "계엄을 경고했을 때처럼 신천지 의혹을 꺼내놓은 것은 당과 미래를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이에 유착 당사자로 의심받는 정청래 의원은 26일 "당을 위험에 빠트린 해당 행위를 당에서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급기야 당내에선 "(전당대회가) 명청 갈등만 조장하고 신천지 전쟁"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신천지 개입설은 김 후보가 20일 합동연설회에서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의 3자 비밀 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이라고 주장하면서 본격화됐다. 21일엔 라디오 방송에서 "3자가 사실상의 연합으로 형성돼 핵심 배후가 되는 상황"이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고, 진행자가 근거를 묻자 "적절한 시기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에 정 후보와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들은 "근거가 없으면 책임지고 사퇴하라"며 반발했다. 신천지 측은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았다"고,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수상한 입당자도, 의도적 개입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정 종교 단체가 조직적으로 정당 활동에 개입했다면 정당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행위로 묵과할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도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교 유착은 "나라가 망하는 길"이라고 했다. 더구나 신천지는 무리한 교세 확장 과정에서 나타난 반사회적 일탈 행위들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종파다. 따라서 신천지 연루설은 해당 정치인에게는 실제 '유착' 여부와는 무관하게 그 자체로 치명적 타격이 된다. 그럴수록 의혹제기는 신중해야 하고 사실이라면 끝까지 규명해야 한다.
그런데도 김 후보는 의혹을 제기한 지 일주일이 넘어가는데도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22일에는 기자들에게 "나는 신천지 정치개입 문제점만 지적했고 특정 후보를 연결 짓는 것까지 책임질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특정 후보를 연상시키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의혹을 제기한 이유가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수 없다.
물론 검경 합동수사본부 가 신천지의 조직적 민주당 집단 가입 정황을 발견했다는 보도까지 나온 만큼 관련 의혹을 가볍게 여길 일은 아니다. 그럴수록 김 후보는 시간을 끌지 말고 근거 조속히 공개해 타당성을 검증받기를 바란다. 이번 사안은 의혹만으로도 정당 민주주의를 교란하는 엄중한 사안인 만큼 사실관계가 분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의혹은 명명백백히 가리고 경선은 미래를 놓고 경쟁하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