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으로 개표가 지연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 2개가 5일 오전 개표소로 이송돼 개표가 시작됐다. 투표소 앞을 막고 있던 시위대 일부는 개표소 인근으로 이동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도 현장을 찾아 개표소 진입을 요구 중이다.
5일 뉴스1에 따르면 경찰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8시54분쯤 잠실7동 제2투표소에 남아 있던 주민 약 2000명분의 표가 담긴 투표함 2개를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이송했다. 선관위는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본격 개표에 나섰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7시 50분쯤 18개 기동대 1000여 명을 투입해 투표소 앞을 막고 있던 시위대 약 300명에게 해산 명령을 내렸다. 이후 경찰이 강제 해산에 나선 지 1시간여 만에 투표함을 확보해 개표소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투표소에서 경찰과 선관위의 진입을 가로막던 시위대가 개표소 인근으로 이동하면서 대치 국면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불법개표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개표 현장 진입을 요구하고 있다.
개표소 현장에는 정치권 인사들도 잇달아 나타났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와 함께 김은혜·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장동혁 대표도 현장을 찾아 개표소 진입을 요구했다.
이번 사태는 전날인 6·3 지방선거 투표일에 잠실7동 제2투표소를 비롯한 서울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바닥나면서 불거졌다. 투표 마감 시각인 오후 6시를 넘겨서도 미처 투표하지 못하는 유권자가 속출했고, 일부는 투표를 포기한 채 귀가했다. 이후 해당 투표소 앞에는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는 시민들이 몰려 투표함 이송을 몸으로 막는 등의 사태가 발생했다.
중앙선관위는 전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지방선거는 기존 투표율을 감안해 유권자의 50% 수준으로 투표용지를 인쇄한다"며 "이번 선거 투표율이 예년 지방선거보다 높아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야권과 시민사회에서는 기본적인 투표 수요 예측에 실패한 선관위의 준비 부실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전면에 내세우며 선관위 책임론을 제기했다. 정희용 선거대책본부장은 전날 "2026년 대한민국에서 있어서는 안 될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끝까지 책임자를 문책하겠다"고 했다. 반면 여권 일각에서는 일부 정치인들이 근거 없는 부정선거 의혹을 증폭시키며 선거 결과 불복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과거 독일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2021년 베를린 시의회 선거에서 일부 투표소의 총체적 운영 부실이 유권자 투표권을 침해했다는 판단 아래 독일 헌법재판소가 해당 선거를 무효로 선언하고 재선거를 명령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이번 사태가 선거 결과 효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