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은 짧다"며 청와대에 견제구를 던졌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하루 만에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 셋째도 단결"이라며 당내 결속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이겨야 할 곳을 졌다"라고 평가한 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책임론과 계파 갈등이 확산하고,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까지 동반 하락하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 정부이기도 하지만 민주당 정부이기도 하다"며 "민주당은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내란의 밤 동지애와 전우애를 발휘해 난관을 함께 넘었다"며 "그날 밤의 심정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합심 단결하자"고 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같은 메시지를 반복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명제 앞에서 우리는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 셋째도 단결"이라며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어제 저는 이 대통령의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 마음을 가다듬고 해야 할 것은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이재명 정부를 성공시키고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해야겠다는 다짐과 결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한다", "우리 안의 작은 차이가 상대방의 그것보다 크겠느냐"며 내부 단합을 호소했다.
정 대표의 이날 발언은 전날까지 이어졌던 당정 간 긴장 기류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겨야 할 곳을 졌다면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당내에서는 서울시장 패배 등을 염두에 두고 정 대표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적지 않았다.
이후 정 대표와 가까운 이지은 전 민주당 대변인이 유튜브 방송에서 "윤석열이 당대표를 찍어내려 한다고 비판했는데 대통령이 지금 그러는 건가 설마, 이런 생각이 들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논란 끝에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정 대표 역시 전날 "대통령의 평가에 공감한다"면서도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해 미묘한 긴장감을 드러냈다. 정 대표는 지난해 4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직후에도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당 내부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 공개석상에서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실패한 지도부의 사람으로서 출마하지 않는 것이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말해 정 대표의 불출마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이에 친청계로 분류되는 문정복 최고위원은 "비난과 비판을 하는 것은 참 쉬운 일이다. 그러나 침묵하는 이의 고뇌가 더 무겁다"며 정 대표를 감쌌다.
그러나 정 대표가 하루 만에 기조를 바꿔 '단결'을 전면에 내세운 것에는 지방선거 이후 여당 내부의 '네 탓 공방'이 길어질 경우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하락세가 감지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50.4%로 직전 조사 대비 9.4%포인트(p)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45.7%로 10.5%p 상승했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38.6%, 국민의힘은 38.1%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율 역시 하락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1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직전 조사보다 4%p 하락했다. 국민의힘은 25%로 5%p 상승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KSOI 조사는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됐고 NBS 조사는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