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에 대한 기존 혜택 축소 논란이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저년 재검토를 지시했다. 사진은 ISA 서비스가 도입된 2016년 당시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가 국내 투자에 특화된 '생산적 금융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신설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절세 계좌로 활용돼 온 기존 ISA 혜택이 축소돼서다. 미국 S&P500·나스닥100 ETF(상장지수펀드)등 해외 지수에 투자하며 절세 혜택을 누리던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투자만 유도하는 조치라며 불만을 터트린다. 확산된 논란에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지만 투자자들의 반발은 가라안지 않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사실상 무제한이던 일반 ISA 계약기간을 세제개편안을 통해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연간 납입한도 이월 제도도 폐지키로 했지만 새로 도입하는 국내 자산 전용 투자 상품인 생산적 금융 ISA에는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 적용했다.


지난 3일 재정경제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기존의 일반 ISA는 최소 3년만 유지하면 사실상 기간 제한 없이 연장이 가능했다. 투자자들은 장기간 계좌를 유지하며 과세를 뒤로 미룰 수 있었고 복리 효과까지 동시에 누릴 수 있었다. 국내에 상장한 미국 S&P500·나스닥100 ETF 등에 투자하며 절세혜택도 받았다.

국내 상장된 해외 지수는 일반 계좌에서 투자하면 매매차익이 세법상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수익의 15.4%가 과세되지만 ISA 계좌에서는 손익통산(수익과 손실을 합산)은 물론 비과세 혜택(200만원·서민형 400만원)과 초과분에 대해 9.9% 분리과세가 가능했었다.

투자자들의 반발은 개편안을 통해 이 같은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일반 ISA는 최대 5년까지만 유지가 가능하다. 기존에는 의무가입기간 3년이 지난 뒤에도 만기를 계속 연장하며 계좌 내 이익에 대한 세금 정산을 뒤로 미룰 수 있었다. 세금으로 빠져나갈 자금까지 재투자하는 과세이연·복리 효과까지 누린다.


반면 개편안 시행 시 앞으로는 5년마다 계좌의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세금을 정산해야 해 장기투자 연속성이 끊겨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된다.

납입한도 이월 폐지도 논란을 부추겼다. 현재는 연간 2000만원 한도를 모두 채우지 못하면 남은 금액을 다음 해로 넘길 수 있다. 올해 1000만원을 넣었다면 내년에는 한도가 3000만원으로 늘어나는 방식이지만 앞으로는 해당 연도에 사용하지 못한 한도가 사라진다. 이에 따라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사회초년생이나 자영업자들은 목돈이 생겼을 때 한꺼번에 납입하는 방식의 자산관리가 어렵다.

투자자들은 정부가 기존 혜택은 없애면서 생산적 금융 ISA에는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한 데 대해 반발한다. 계좌 내 이자·배당소득을 전액 비과세하고 총 납입한도도 2억원까지 확대했다. 투자자들은 정부가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존 ISA의 혜택을 사실상 없앴다고 반발한다.

정부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곳곳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외대 참모진과 진행한 상황 점검 회의에서 ISA 개편 방안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반발 등에 대한 내용을 보고 받고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고 질타했다. 이어 "기존 혜택을 축소하는 건데 왜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진행한 것이냐"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ISA는 2016년 서민들의 재산 형성을 목적으로 출시됐다. 예·적금과 펀드, 주식 등 여러 금융 상품을 한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혀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