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마무리됐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설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로이터=뉴스1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가 가시화되면서 국내 산업계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낮아지고 글로벌 물류망 불확실성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동 정세 특성상 긴장 국면이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시장 흐름을 점검하고 있다.

1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오후 3시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약 4.2% 하락한 배럴당 80.7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 타결을 공식 발표하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전쟁 이전 배럴당 60달러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전쟁 직후 한때 110달러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산업계 역시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단 피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마무리됐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국 해군의 해상 봉쇄 역시 즉시 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파키스탄 정부도 양측이 군사작전 종료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종전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은 해운업계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해운업계는 선박 안전 문제와 운항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왔다. 특히 중동 노선에 투입된 선박들은 전쟁 위험 보험료와 위험 할증료 부담이 커졌고 일부 선사는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기도 했다.


종전 합의가 실제 이행 단계로 이어질 경우 해운업계는 비용 부담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선박 보험료 안정은 물론 중동 항로 운항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물류 계획 수립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다만 해운업계는 낙관론에 선을 긋고 있다.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곧바로 모든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중동 지역은 과거에도 휴전이나 협상 타결 이후 다시 긴장이 고조된 사례가 적지 않다.

항공업계도 이번 합의를 반기는 분위기다. 항공업계는 대표적인 유가 민감 업종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항공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바로 항공사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 역시 유가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항공업계는 환율 상승과 경기 둔화, 글로벌 항공 공급 확대 등 여러 변수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 안정은 실적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자동차업계는 중동 긴장 완화에 따른 물류비 안정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수출 과정에서 대규모 해상 운송망을 활용하는 만큼 국제유가와 해상 물류비 변동에 민감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완성차 운송 비용 부담이 줄어들고 글로벌 공급망 운영 안정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업계는 미국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다른 대외 변수도 여전한 만큼 중동 정세 변화가 실제 경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철강업계도 비용 부담 완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철강 산업은 전기로와 고로 가동에 막대한 에너지가 투입되는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 변동이 생산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업체들은 최근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중동 긴장 완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안정은 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철강 원료와 제품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류비 부담도 완화될 가능성이 있어 업계는 국제유가 안정세가 이어질 경우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향후 중동 정세와 원자재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