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 기사를 이용해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전·현직 기자 등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국(금감원 특사경)에 무더기로 적발돼 검찰에 구속송치 됐다.
18일 금융감독원 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전·현직 기자들의 특징주 기사를 이용한 선행매매 정황을 다수 포착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을 거쳐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서울남부지검은 같은해 3월 해당 사건을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국(금감원 특사경)에 수사 지휘했다.
금감원 특사경은 서울남부지방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언론사 및 주거지를 포함한 총 5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 및 디지털포렌식 분석 등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했다.
금감원 특사경에 따르면 공인회계사인 총책 A씨는 특징주 기사를 배포하면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등을 통해 기사가 순간적으로 퍼지면서 일반투자자의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는 기사의 파급력을 인식했다.
범행 당시 현직 기자 3명(B·C·D)과 함께 이를 이용한 선행매매 방식의 신규 주가조작 세력을 결성했다. 현금 등으로 다수의 언론사 기자를 동시·순차적으로 매수한 뒤 금감원 특사경의 압수수색 직전까지 범행을 지속했다.
총책 A는 거래량이 미미하거나 주가변동성이 높은 중·소형주 종목 위주로 특징주 기사 초안을 직접 작성해 주가조작 세력 내 현직 기자나 매수한 기자에게 특징주 기사를 배포·작성을 의회했다. 매수된 언론사 기자는 해당 특징주 기사를 공모한 시점에 실제 배포했다.
주가조작 세력은 본인 명의 및 차명계좌를 이용해 기사 보도 전 해당 종목을 먼저 매수한 뒤 기사가 보도된 시점에 고가의 매도주문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결과 주가조작 세력 4명(A·B·C·D) 포함 피의자 총 6명은 약 4년8개월(2020년 10월21일~2025년 6월25일) 동안 다수의 언론사를 기사 배포 창구로 이용해 1800여건의 기사를 배포하고 이를 활용한 부정거래로 총 85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
현직 기자의 단독 부정거래 사건도 있다. 현직 기사 E씨는(범행 당시와 현재는 소속 매체가 다름) 특징주 기사가 배포되면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가 상승한다는 점을 인식했다.
그는 본인이 기사송출권을 보유한 점을 악용해 본인이 작성한 특징주 기사가 원하는 시점에 증권사 HTS와 포털사이트 뉴스 등에 노출되도록 했다.
그 역시 거래량이 미미하거나 주가변동성이 높은 중·소형주 종목을 선정했고 특징주 기사를 직접 작성했다. E씨는 본인이 보유한 기사송출권을 악용해 본인이 원하는 시점에 직접 기사를 송출하기도 했다.
E씨는 본인 명의 및 차명계좌를 이용해 기사 보도 전 해당 종목을 먼저 매수한 뒤 기사를 직접 송출한 직후 주가 상승 시점에 매도하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실현했다.
그는 평균 1분 뒤 특징주 기사를 보도했고 특징주 기사가 보도된 지 평균 3분 뒤 매도를 시작해 선행매매 1건당 평균 2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득(1건당 최대 부당이득 3823만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E씨는 약 1년10개월(2022년 10월19일~2024년 7월30일) 동안 전 소속 매체를 기사 배포 창구로 활용해 300여건의 기사를 배포하고 이를 이용한 부정거래로 총 7억5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게 금감원 특사경의 설명이다.
금감원 특사경과 조사국은 "전·현직 기자가 연루된 선행매매 사건과 같이 자본시장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훼손하고 선량한 일반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에 대해 지속 감시하고 위법행위 발견 시 엄정하게 수사·조사해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자는 기사제목 등에 ▲특징주 ▲관련 테마주 ▲급등주 등이 언급된 것만으로 투자할 경우 투자사기·시세조종·선행매매 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대상 기업의 공시사항, 재무현황, 주가상승 요인 등 기사 내용의 합리성을 면밀히 확인한 뒤 신중하게 투자 결정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동안 '주가조작=패가망신'을 공언해 온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3일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에 언론인이 선행매매를 통한 주가조작으로 구속된 것과 관련 "패가망신하는 주가조작 이제 그만하시고 정론직필하는 정상적 언론인으로 돌아가시기 바란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게시글과 함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사 브로커와 경제매체 기자가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는 기사를 인용했다.
그는 "이미 저지른 일이라면 공익신고 시 처벌감면에 신고포상금도 지급되니 자수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