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주식시장 호황 등에서 비롯된 자산 양극화를 거론하며 청년들을 위한 정책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6·3 지방선거 이후 국정 지지율 하락과 2030세대의 지지 기반 약화에 대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를 통해 "(반도체 기업의) 역대급 성과급이나 역대급인 코스피 지수도 나에게 '딴 세상 이야기'라는 청년의 소외감을 정부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 호황, 또 주식시장 급성장이라는 눈부신 성과가 있지만 그 이면에 자산 양극화라는 그늘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일자리와 소득을 통해 자산을 형성할 기회 자체가 부족한 청년 세대는 현실에서 가장 큰 소외자"라며 "현재 청년 세대가 직면한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왕도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래서 정책 전반에 걸쳐서 청년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세심하고 꾸준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며 "청년의 안정적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되도록 정책 홍보와 주거 등 청년의 삶 전 영역에서 기회의 사다리를 실질적으로 획기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조속히 확정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 대통령은 전날부터 가입 신청을 받고 있는 '청년미래적금'도 소개했다. 이 적금은 우대금리와 정부 기여금,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을 더하면 최고 연 19.4%의 수익 효과가 기대되는 상품이다. 가입 대상은 소득 요건을 충족하는 19~34세 청년이다.


이 대통령이 청년 정책을 강조한 것은 최근 부동산·주식 등 자산 격차 심화로 청년층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자산이 적어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고 주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이익을 보는 계층이 기성세대이기 때문에 2030세대의 상대적 박탈감이 있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으로선 2030세대 챙기기를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려 국정 수행의 동력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15~19일 18세 이상 전국 25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 아래로 떨어지는 '데드 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4.8%포인트 하락한 46.7%, 부정 평가는 5.5%포인트 상승한 49.7%로 집계됐다.

리얼미터는 지지율 하락 배경으로 6·3 지방선거 관리 부실 사태로 촉발된 책임론 확산과 여당 내 당권 갈등이 정국 전반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도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선거 관리는 민주주의 체계를 수호하는 대통령의 임무에 타격을 준 것"이라며 "진보 진영 내 분열과 '조작기소 특검법' 등으로 중도층의 이탈도 지지율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초유의 대규모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초래한 선관위에 대해 "정부 통제나 관리 범위에 있으면 손을 써보겠는데 독립기관이라 관리·통제가 불가능하다"며 "국회도 일상적 감시·관리가 어려워 (선관위) 내부에 문제가 많이 생긴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하니 기대하고 협력하겠는데 부정적 요소를 제거하는 일은 지금부터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의 합동수사본부 규모를 더 키우라고 지시했다.

한편 이 대통령의 지지율 조사는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응답률은 4.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