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청문회의 참고인으로 손흥민(LAFC)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을 신청했던 임오경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갑)이 논란 끝에 해당 신청을 철회했다. 국가대표팀 운영과 대한축구협회 개혁을 위한 청문회에 현역 선수들을 참고인으로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과 선수들의 경기 일정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임 의원은 1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협회와 국가대표팀, 해외 축구 시스템을 경험한 현역 선수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두 선수를) 참고인으로 신청했으나 당의 의견과 선수들의 경기 일정 등을 고려해 신청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대한축구협회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을 의결하면서 오는 22일 열리는 청문회에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등 13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와 함께 ▲손흥민 ▲황희찬 ▲'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지성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회 위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등 10명을 참고인으로 확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와 대한축구협회 운영 문제를 들여다보는 청문회에 해당 사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현역 선수들을 참고인으로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손흥민은 소속팀 일정이 있는 상황에서 사전 협의 없이 참고인으로 채택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손흥민이 뛰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는 월드컵 휴식기 이후 오는 18일 재개될 예정이어서 22일 국회 청문회 참석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청문회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회 문체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 아래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 손흥민·황희찬 선수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고 한다"며 "일하는 국회가 아닌 쇼하는 국회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의 권능을 스스로 희화화한 촌극"이라며 "고작 이러려고 야당과 협상도 없이 문체위원장을 가져가 상임위 회의를 단독 운영하고 일방 독주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본인들의 정치를 위해 손흥민·황희찬 선수를 참고인으로 채택했던 것 자체가 선수들에 대한 일말의 배려도 없는 이기적인 정치 행태"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청문회의 본질이 선수단 내부 갈등이 아니라 대한축구협회의 의사결정 구조와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규명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가 축협에 따져 물어야 할 문제의 본질은 감독 선임 과정을 포함한 축협의 폐쇄적 의사결정 시스템이지, 가십성 팀 내 분란 의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격 국가대표 출신인 진종오 의원(국민의힘·비례)도 "국회가 진상을 물어야 할 대상은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에서 뛴 선수들이 아니라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린 축구 행정 책임자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야 합의조차 무시한 일방적 청문회 강행은 어렵게 시작된 축구 개혁 논의를 본질에서 벗어나게 하고, 청문회를 스스로 무력화·희화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개혁신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임오경 의원의 체육계 관변 역할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인 임 의원을 국민들이 국회로 보낸 이유는 체육계 내부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정반대로 체육계 카르텔을 감싸거나 비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도록 논점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