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 목표를 1.5%로 설정하고 엄격한 총량 관리에 나선다. 고액·고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과 고가주택·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금융회사의 자본 부담도 높인다. 부동산과 금융 간 '절연' 기조를 강화해 투기적 주택 구입 수요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15일 '흔들림 없는 금융시장 안정 및 시장질서 확립'을 강조한 하반기 업무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1.5%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가계부채가 전년 말 대비 1.7% 늘어난 점을 고려해 관리 강도를 한층 높인 것이다.
우선 DSR 산정 과정에서 소득 심사를 강화한다. 성과급의 소득 반영 비율을 조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차주의 상환 능력을 넘어서는 대출을 제한하고 건전한 여신 관행을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주담대에 대한 자본규제도 한층 강화한다. 고액·고DSR 대출이나 고가주택·고LTV 대출, 다주택자 주담대 등 고위험 대출을 취급한 금융회사에 추가 자본을 적립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고위험 주담대를 취급할수록 금융회사의 자본 부담을 높여 대출 취급 유인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기적 주택 구입 수요도 차단한다.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추진하고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낮춘다. 다만 무주택자는 보증비율 인하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와 함께 탈법·편법적 대출 행위에 대한 상시 점검을 통해 규제 우회 행위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가계부채 관리와 함께 시장금리 상승과 고유가·고물가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회사채와 단기자금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100조원 이상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사전에 준비한다.
소상공인 우대자금인 '희망드림 대출' 공급 규모는 1조5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두 배 늘린다. 중신용자 금리를 최대 5.2%포인트 낮추는 등 금융 부담을 줄이고 금리 변동에 따른 상환 부담 증가에 대비해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고유가와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민생·실물경제에 대한 금융 지원도 병행한다. '중동전쟁 민생·실물경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정책금융 25조9000억원과 민간 금융 50조원 이상을 공급하고 고환율 피해 기업 등에 대한 지원도 추진한다.
금융회사 부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금융안정제도도 개선한다. 오는 12월 금융안정계정을 신설해 유동성 위기를 겪는 정상 금융회사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부실 또는 부실 우려 금융회사의 정리 절차도 대폭 간소화한다. 금융위는 현재보다 절차를 줄여 이르면 3~4일 내 금융회사를 정리할 수 있는 신속정리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보험사기와 자금세탁 등 불법 금융거래에 대한 대응 수위도 높인다. 오는 9월부터 신용정보원의 보험사기 방지 인프라를 전면 확충해 공모자 등 보험사기 혐의정보의 집중·공유·활용을 확대한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심사 인력을 확충하는 등 자금세탁방지(AML) 역량도 강화해 불법 금융거래와 시장교란 행위를 차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