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베이트먼(Bruce Bateman) 옴디아 대만 지사 수석 애널리스트가 15일 서울에서 열린 '옴디아 테크포럼 서울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전망을 제시했다. /사진=최유빈 기자

소프트뱅크가 한때 소유했던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가 현대자동차 품으로 넘어간 계기는 '군사적 활용'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오랫동안 지켜온 군사 목적 사용 금지 원칙을 소프트뱅크가 깨려 하면서 조직 반발에 부딪혔고 이것이 매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브루스 베이트먼(Bruce Bateman) 옴디아 대만 지사 수석 애널리스트는 15일 서울에서 열린 '옴디아 테크포럼 서울 2026'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군사적 목적의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갖고 있었다"며 "소프트뱅크가 이를 군사 분야에 활용하려 하자 조직 내부에서 반대가 일었고, 결국 소프트뱅크가 현대차그룹에 매각했다"고 말했다.


베이트먼 애널리스트는 로봇 스타트업 세 곳을 직접 운영한 경험이 있는 로봇공학 전문가다. 이 중 한 곳은 한국 기업 고스트로보틱스(Ghost Robotics)에 매각된 바 있다.

이 같은 배경을 거쳐 현대차 품에 안긴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사업자로 평가받고 있다. 베이트먼 애널리스트는 "저희가 보기에 휴머노이드 로봇 구축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생각되는 곳은 바로 현대차의 보스턴다이나믹스"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는 로봇 공학 분야의 원조 선두 주자인 보스턴다이나믹스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서구의 사고방식과 아시아의 제조 역량이 결합된 것으로, 두 가지 장점을 모두 취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은 라이다(LiDAR)와 스테레오 카메라, 뎁스 비전(depth vision)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딥마인드(DeepMind) 기술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트먼 애널리스트는 "이 제품은 공장용 로봇으로 먼저 상용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옴디아 발표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 측에서 약 3만대 규모의 로봇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소비자용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다소 장기적인 전망이 제시됐다. 그는 "컨슈머(소비자)용 제품은 2030년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진정한 휴머노이드를 보게 되는 시점은 2034~35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아시아 지역의 고령화가 자리한다. 베이트먼 애널리스트는 "2030년에서 2032년 사이에는 아시아 대부분 지역의 평균 연령이 65세 이상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70세 이상 독거노인이 220만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과거 한 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부양 부담이 더 크다는 점도 짚었다. 성인 한 명이 양가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구조 탓에 돌봄을 대신할 로봇에 대한 지불 의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구현을 위한 부품 요구 수준도 상세히 제시됐다. 베이트먼 애널리스트는 "로봇용 반도체는 진동과 온도 변화가 자동차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자동차 등급 이상의 정밀도가 요구된다"며 시각·촉각·청각 센서, 관절 토크 센서,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50개 이상의 칩이 로봇 한 대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손 부위에는 촉각 센서가 탑재된 카메라가 장착돼 물건을 쥘 때 형태를 실시간으로 인식하며 발 부위 카메라는 자동차의 주차 센서처럼 근거리 장애물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에서는 반도체 공급망 이슈도 논의됐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부족 문제에 대해 "현재 SK하이닉스 4곳, 삼성 1곳을 포함해 9개의 신규 HBM·DRAM 팹이 논의되고 있다"며 "새로운 팹이 가동되기 전까지는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모리 수급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그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들이 전력과 용수 부족으로 지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며 "이 중 상당수가 좌초될 경우 엔비디아 발주가 줄면서 오히려 HBM 공급 압박이 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