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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420원대까지 내려오면서 금융지주의 밸류업 전략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환율 하락으로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 규모와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이 줄면서 보통주자본(CET1)비율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본 여력이 확대되면서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등 추가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20원대까지 내려오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말 1549.4원에서 7월 초 1550원대 중반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7월 중순 1480원대로 내려온 데 이어 같은 달 말에는 1420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6일 기준 환율은 1423.8원으로, 7월 초 고점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130원 이상 떨어졌다.


원화 강세는 금융지주의 손익과 자본비율에 동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지주가 보유한 해외법인과 외화대출 등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 규모가 줄어들면서 RWA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CET1비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CET1비율은 금융지주의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핵심 자본건전성 지표이자 주주환원 규모를 결정하는 주요 기준이다. 금융지주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CET1비율을 유지하면서 초과 자본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활용하는 자본정책을 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환율 수준이 3분기 말까지 유지될 경우 주요 금융지주의 CET1비율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금융과 우리금융, 하나금융은 현 환율 수준이 유지될 경우 3분기 중 CET1비율이 약 25~30bp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RWA 감소가 자본비율을 끌어올리면서 추가 주주환원 여력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손익 개선 효과도 예상된다. 하나금융과 IBK기업은행은 3분기 각각 1000억원 이상의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 역시 700억원 이상의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자본여력 커지자 주주환원 확대…밸류업 기대도↑

환율 효과는 올해 금융지주들이 잇달아 강화하고 있는 주주환원 정책에도 추가 동력이 될 전망이다. KB금융은 기존 주주환원 계획에 더해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가로 결정했다. 신한금융도 상반기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어 추가 매입 계획을 제시했다. 하나금융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2.0'을 통해 중장기 주주환원율 목표를 50% 이상으로 높였다. 우리금융도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3500억원으로 확대하며 주주환원 강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이미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상황에서 환율 하락으로 CET1비율까지 추가 개선될 경우 시장의 관심은 추가 환원 가능성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자본비율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높아지면 향후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늘리거나 배당을 확대할 여지가 커진다.

주가 상승과 함께 금융주의 밸류에이션도 재평가되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빠르게 높아지는 가운데 KB금융은 최근 PBR 1배 수준까지 올라섰다. 나상록 KB금융 재무 담당 전무는 지난달 말 상반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PBR이 1배 수준에 올라온 만큼 현금배당 성향을 조정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기존 CET1 중심 환원 체계에 ROE를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