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오는 10일부터 10월31일까지 'MZ조폭'이 개입된 조직범죄 등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경찰이 이른바 'MZ조폭'이 개입한 조직적 사기와 자금세탁, 불법사금융·도박사이트 운영 등 이른바 '돈 되는 범죄'를 정조준한다. 폭력조직의 활동 방식이 과거처럼 집단 폭력에만 머무르지 않고 비대면·온라인 범죄와 자금세탁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외국인 범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다. 케타민 등 신종 마약류 밀반입과 유통, 외국인을 상대로 한 협박·폭력 등 조직적 범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9일 경찰청은 "오는 10일부터 10월31일까지 폭력단체 등이 개입된 조직범죄와 외국인 범죄 등 국제범죄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에서 경찰은 조직적 사기와 불법사금융, 도박사이트 운영, 자금세탁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한다. 조직폭력배 사이 충돌이나 보복 폭행 등 전통적인 폭력조직 범죄에 대해서도 개별 범행과 조직적 범행을 가리지 않고 단속할 예정이다.


경찰이 주목하는 것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른바 'MZ조폭'의 범죄 양상이다. 이들은 신분을 특정하기 어려운 익명성이 강한 온라인 공간을 활용하거나 해외에 거점을 둔 조직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적은 노력으로 비교적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기나 불법 도박, 자금세탁 등에 조직폭력배가 가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올해 상반기 단속에서도 MZ조폭이 사기·자금세탁 등 돈벌이가 되는 범죄에 관여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3월9일부터 6월30일까지 시도경찰청 광역수사대 조폭 전담팀을 중심으로 조직범죄를 집중 단속해 1185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225명을 구속했다. 사기·자금세탁 관련 범죄단체 등 MZ조폭을 중심으로 단속한 결과 직전 단속과 비교해 검거 인원은 9.7%, 구속 인원은 48.3% 증가했다.

검거된 조직범죄 사범 중 30대 이하가 63.6%를 차지했다. 이들이 연루된 범죄 가운데에선 사기가 42.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젊은 조직폭력배들이 전통적인 폭력 범죄뿐 아니라 사기 등 경제적 이익을 노린 범죄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의미다. 경찰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다른 조직과 충돌하거나 조직을 탈퇴한 사람을 폭행하는 등 폭력조직으로 활동한 '동대문파' 등 4개 조직의 조직원 40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14명은 구속됐다.


범죄수익을 세탁하는 과정에 조직폭력배가 개입한 사례도 적발됐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운영자와 공모해 대포통장 62개 등을 관리하면서 약 4828억원 규모의 도박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 총책 등 128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6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하반기에도 이처럼 조직폭력배가 범죄수익을 관리하거나 세탁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방침이다. 범죄수익을 과시해 사회적 불안감을 키우는 온라인상의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강화한다. 조폭 간 충돌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사전 경고와 선제적인 경찰력 배치 등을 통해 실제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예방 활동도 병행한다.

외국인 범죄 단속 강화…마약·부정시험 대응

외국인 범죄에 대한 단속도 강화된다. 경찰은 올해 상반기 국제범죄 사범 641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33명을 구속했다. 같은 기간 경찰에 입건된 외국인은 1만813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6616명보다 9.1% 증가했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마약 사범이 118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21명보다 29% 늘었다. 도박·풍속 사범도 323명으로 26% 증가했다. 경찰은 하반기 외국인 마약 범죄 가운데서도 케타민 등 신종 향정신성의약품의 밀반입과 유통을 집중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다.

외국인 마약 범죄가 동일 국적의 외국인 사이에서 유통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상인회와 유학생 등 외국인 커뮤니티, 주요 근무지와 유흥주점 등을 대상으로 탐문과 첩보 수집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마약이 국내로 들어와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유통경로를 추적하고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인이 연루된 조직적 범죄에도 범죄단체 혐의를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집단폭력이나 허위 비자 발급, 대리시험 브로커 등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범죄가 주요 대상이다. 경찰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서 대리 응시하거나 첨단장비를 이용한 부정시험을 알선한 외국인 브로커와 대리응시자·의뢰자 등 113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부정하게 취득한 TOPIK 성적을 국내 대학 학위 취득이나 장학금 수령, 비자 취득·연장 등에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의 신분상 약점을 악용한 범죄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불법체류 등 신분상 약점이 있는 외국인의 경우 강제퇴거 등을 우려해 범죄 피해를 당하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협박·강요·폭력 등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피해자 보호에도 나선다.

일정한 범죄 피해를 입은 미등록 외국인에 대해서는 경찰이 출입국 당국에 체류 사실을 통보하지 않아도 되는 '통보 의무 면제제도'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범죄·국제범죄 관련 관계기관과 협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단속과 첩보 수집을 강화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