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호 태풍 '돌핀'이 일본, 중국을 강타했다. 태풍 상륙에 일본은 지난 7일 오전 8시 기준 오키나와현과 가고시마현의 17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약 25만8000명을 대상으로 대피 명령을 내렸다. 중국 상하이에서는 약 21만명이 대피했다. 태풍 '돌핀' 피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1990년 이후 일본, 중국 등 아시아를 강타했던 역대 태풍 중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정리해봤다.
약 13만8000명이 숨진 방글라데시 사이클론 '02B'
1991년 4월24일(이하 현지시각)부터 30일까지 방글라데시 치타공 일대에서 약 6m에 달하는 폭풍해일이 발생했다. 사이클론은 해안가 저지대 인구 밀집 지역을 단시간에 삼키며 엄청난 수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방글라데시 사이클론은 현대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자연재해 중 하나로 거론되며 순간 최대 풍속이 300㎞/h 이상을 기록했다. 당시 대형 폭풍해일 높이는 6m(약 건물 2층 높이)였다. 엄청난 높이의 바닷물 장벽이 그대로 육지를 덮친 것이다. 아울러 방글라데시 벵골만 연안은 해수면보다 불과 1~2m 높은 삼각주거나 저지대 섬들로 이루어져 있어 주민들은 수몰을 피할 피신처조차 없었다.
해당 태풍 피해는 확인된 사망자만 13만8866명이었고 재산 피해는 당시 기준으로 약 15억달러(2조1225억원)를 기록했다. 사이클론 이후 콜레라, 수인성 감염병이 퍼지면서 추가 희생자가 대거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건 이후 방글라데시 정부는 대대적인 사이클론 대피소를 지었고 조기 경보, 자원봉사자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0년 방글라데시는 사이클론 '02B'와 유사했던 사이클론 '암판' 때 주민 약 240명 대피에 성공해 사망자 수 100명 미만으로 줄일 수 있었다.
미얀마와 필리핀을 덮친 사이클론과 슈퍼태풍
2008년 4월27일~5월3일 미얀마를 강타한 사이클론 '나르기스'로 인해 약 8만4000명 이상 숨졌고 5만3000명 이상이 실종됐다. '나르기스'는 21세기 아시아 역사상 최악의 기상 재해로 불린다. 특히 미얀마에 상륙했던 '나르기스'보다 당시 미얀마 군사정권의 미흡한 대응은 피해 규모를 더 키워 '인재가 겹친 대표적인 재앙'으로 기록됐다.'나르기스'가 상륙한 미얀마 이라와디 삼각주는 미얀마 최대 쌀 생산지이자 인구 밀집 지역이라 피해가 더 컸다. 해당 지역은 해수면보다 고작 1~2m 높이에 불과한 평평한 저지대였기 때문에 폭풍이 몰고 온 바닷물을 막아줄 자연 장벽이 전혀 없었다. 특히 '나르기스'로 인해 3.5m가 넘는 거대한 바닷물 장벽이 밤사이에 삼각주 전체를 덮쳤고 주민들은 고지대로 피할 틈도 없이 마을 전체와 함께 수몰됐다.
미얀마 쌀 최대 생산지가 사이클론 피해를 입자 미얀마 내 식량난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전체 쌀 가격 급등 여파가 발생했다. 당시 군사정권이 지배 중이던 미얀마는 독재와 폐쇄적 형태로 인해 외국 구호 인력과 물자 입국을 거부하고 구호물자를 빼돌리는 등 재해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 규모가 더 막심했다.
2013년 11월3일부터 11월11일 필리핀을 강타한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인해 약 6300명이 사망했다. '하이옌'은 필리핀을 강타한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불린다. 하이옌은 태평양의 높은 수온을 흡수하며 상상을 초월하는 세력으로 발달했다. 하이옌은 최전성기 세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필리핀 레이테섬에 상륙했다.
당시 태풍 바람 세기는 대형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속도와 맞먹어, 콘크리트 건물조차 무너뜨릴 정도였다. 태풍 참상을 키운 원인으로는 폭풍해일이 꼽힌다. 하이옌은 강풍보다 바닷물이 도시를 기습한 폭풍해일 때문에 피해가 컸다.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필리핀 타클로반은 얕은 기사오르만 지형 특성상 바닷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병목 현상을 일으켰다. 5m가 넘는 거대한 해일이 도심 전체를 덮쳤다. 사망자 대다수는 대피할 새도 없이 밀려든 바닷물에 수몰되거나 강풍에 날아간 파편, 붕괴된 건물에 가해진 타격으로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