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탁 SK텔레콤 AI정책연구원 부사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AI 대전환의 시대, AI 풀스택 대한민국의 도약'을 주제로 열린 시대포럼에서 'AI 인프라 주권을 넘어, AI 글로벌 패권 선점으로' 전문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이영탁 SK텔레콤 AI정책연구원 부사장이 인공지능(AI) 인프라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AI 데이터센터(AIDC)를 바라보는 관점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를 보관하는 시설을 넘어 지능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인식하고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수요를 공략해 AI 인프라 수출국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시대포럼 'AI 대전환의 시대, AI 풀스택 대한민국의 도약'에서 'AI 인프라 주권을 넘어, AI 글로벌 패권을 향해'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의 역할이 정보 저장에서 지능 생산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과거 데이터센터는 정보를 저장하는 데이터 저장소에 국한됐다"며 "AIDC는 대규모 연산으로 학습과 추론을 거쳐 지능을 생산해서 전달하는 AI 팩토리"라고 말했다. 이어 "AIDC는 AI 모델과 서비스의 근간"이라며 "빅테크 핵심 연산 자원이 한국에 저장된다면 경제 안보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DC 유치 경쟁에서 한국이 갖춘 강점도 제시했다. 일본, 말레이시아, 호주 등 경쟁국의 여건을 짚으며 한국의 전력 계통 안정성과 해저케이블 연결 등 지리적 여건, 반도체 경쟁력을 꼽았다. 이 부사장은 "한국에는 전력, 냉각 기술 등이 우수한 업체가 많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허브로 갈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글로벌 빅테크가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AIDC를 경부고속도로와 초고속 인터넷에 이은 국가 인프라 프로젝트로 규정하며 한국 경제의 도약을 이끌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AIDC가 있어야 전력, 냉각, 배관 등 여러가지 소재·부품·장비가 많이 들어간다"며 "한국이 그동안 제품을 팔았던 제조강국이라면 AIDC를 통해서 지능 토큰을 수출하는 연산 강국이 된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AIDC는 전력 수요가 커 지역 균형 발전이 필수적"이라며 "전력이 중요한데 수도권은 전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IDC가 국가 경제에 가져다주는 효용성이 불편함보다 크다"며 "빅테크가 핵심 연산을 한국에서 돌리면 세계 AI 공급망에서 한국은 대체불가능한 요충지가 된다"고 말했다.

AIDC의 경제적 가치는 점차 확대 중이다.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유성구을)실에 따르면 100MW(메가와트)급 AI데이터센터 1곳이 산업 전체에 최대 약 3조5000억원의 생산을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관련 산업이 낸 세금이 주 정부 고등교육 지출의 4분의 1을 충당할만큼 커진 상황이다.

이 부사장은 AIDC를 위한 정책 과제로 세제 지원 확대를 제시했다. AIDC 핵심 기계장치를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부사장은 "AI 분야 15%의 투자세액공제가 있는데 자가 소비용에만 해당된다"며 "1GW(기가와트)를 짓는 데 80조원이 드는데 자가 소비용으로 감당할 기업이 없다"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외부 제공형 데이터센터에 대해서도 세액공제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지능을 생산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수출용밖에 안 되는데 세액공제 혜택이 한 곳도 없다"며 "15% 절반이라도 지원해줘야 AI 글로벌 패권을 향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대포럼은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주요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한국이 국가 차원의 AI 풀스택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과 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전 대표가 참석해 축사를 진행했다. 전문가 발표 세션에는 신성규 리벨리온 부사장, 최수환 리얼월드 전무, 이영탁 SK텔레콤 AI정책연구원 부사장, 전영순 삼성물산 데이터센터사업 그룹장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