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앞에 검은 정장을 입은 국민의힘 의원 70여명이 집결했다. 가슴에는 근조 리본이 달렸다. 의원 전원이 '근조 형사사법'이라는 문구가 적힌 영정 모양의 손팻말을 들었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풍경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형사사법체계 파괴 규탄 현장 의원총회'를 열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곽규택 의원이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을 해체하고 입법을 폭주한 것을 막아내지 못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하자 의원들이 일제히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법사위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지금껏 검사는 준사법기관으로서 신분을 보장받았기 때문에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있었다"며 "중수청은 신분 보장이 전혀 없는 행정안전부의 외청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편은 범죄자와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며 "대통령을 수사하고 기소했다는 것에 대한 사적 보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인 강명구 의원은 격앙된 목소리로 출범 준비 상황을 비판했다. 직원 채용과 전산 시스템, 청사 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강 의원은 "범죄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대응과 초동 수사이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된 다음 출범했어야 한다"며 "중수청 1·2차 임용 신청자를 모두 합쳐도 전체 정원의 68%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오늘 밤 12시 경찰의 사건 은폐와 암장을 밝혀낼 모든 수단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사에 와보니 중수청 출범이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됐는지 알 수 있었다"며 "정부 기관이 민간 빌딩을 임차해 사용하고 아직 사무실은 텅 비어 있으며 철골과 금속 배관이 널부러져 있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도 "중수청장도 유치장도 전산망도 없다"며 "중수청, 공소청, 떴다방도 이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깡통 중수청, 깡통 공소청으로 치안 지옥의 문이 열렸다"며 "대한민국 전체를 깡통으로 만들고 있는 깡통 대통령에게 답은 하나"라고 했다. 그는 "공소취소를 하려는 자가 범죄자"라며 "이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재개하는 것, 그것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규탄사를 마친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사 안으로 들어가려 시도했지만 공사 중이라 들어가지 못했다. 검찰청은 오는 2일 78년 만에 폐지된다. 검사의 보완수사권도 사라진다. 중대범죄 수사는 행정안전부 소속 중수청이, 기소는 법무부 소속 공소청이 나눠 맡는다. 민주당 등 범여권은 지난 7월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맞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야당에선 검찰청 폐지로 치안 공백을 우려하고 있지만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후속 입법과 제도 정비를 추진해 수사 공백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청와대가 이날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임명 절차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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