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국정감사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해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억원 금융위원장. /사진=뉴스1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포함한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에 대해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의 제도화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입법 진행 상황을 묻는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막바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빨리 협의해 산업과 시장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방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의 법적 정의를 명확히 하고 사업자 진입 규제(인가·등록·신고제)와 발행·유통 절차를 체계화한 법안이다.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규제를 도입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의 관리체계를 만들어 거래 신뢰성을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의원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디지털자산 관련 법제화에 속도를 내는 반면 국내 제도 정비는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미국의 지니어스법과 클래리티법, 유럽의 미카(MiCA) 등 세계 각국이 디지털자산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기초 설계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시장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넘겨주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거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늦어지고 있는 점이 지적됐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국내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액은 6조원을 넘어섰다. 7월까지 누적 거래액은 80조원에 달했다. 엔화 스테이블코인 거래액의 54%도 한국 시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누가 발행할 것인지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케이맨제도 소재 법인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다"며 국내 기업과 협력해 애플리케이션(앱) 결제와 게임 정산 등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큰증권(STO)과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의 제도화 지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 의원에 따르면 글로벌 토큰화 주식 시장이 4조원, 토큰화 국채와 머니마켓펀드(MMF) 시장이 22조원, 온체인 RWA 시장은 5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자체 집계 기준 올해 9월까지 63조원의 자금이 해외로 유출돼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이 의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유형을 비롯해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의 라이선스 운영 방안,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비트 결합에 따른 시장 지배력 확대 대응방안 등도 질의했다. 주식 토큰증권과 실물연계자산, 가상자산 파생상품의 허용 시점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 유형과 거래소 라이선스 등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종류와 라이선스 등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정책적으로 운영해 나갈 부분"이라며 "세계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면서 안전하고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