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나비 필라이(85)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이 미국 ICC 제재를 비판했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BBC에 따르면 필라이는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 노벨평화센터에서 열린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해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를 비롯한 국제 법정 존속을 둘러싼 긴장과 불안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 국가가 재판관들이 내린 사법적 명령을 이유로 그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는 점"이라며 "이는 전례 없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전날(9일) 필라이를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노벨위원회는 필라이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평화와 국제법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꼽았다. 또 필라이에 대해 "탁월한 용기와 청렴함으로 더 포괄적인 세계 법질서를 향한 길을 이끌었다"며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 집단학살에 책임을 묻는 국제 사법 체계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필라이는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데즈먼드 투투 성공회 대주교 등에 이은 남아공의 5번째 노벨 평화상 수상자다. 그는 유엔인권최고대표를 지내며 르완다·미얀마·가자지구 인권 침해 의혹 검토 작업에 참여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반아파르트헤이트 활동가로 변호사 경력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필라이가 노벨평화상을 받자 "수치스럽고 당혹스러운" 일이자 "노르웨이라는 나라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 행정부는 노벨평화상 발표 이후 ICC 미국 내 재산을 동결하고 운영과 IT, 연금 관련 거래를 제한하는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은 이미 ICC 재판관과 관계자 17명을 제재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재판소 자체를 기관으로써 제재했다. 다만 일부 제재에는 6개월 유예 기간을 둬 회원국들이 운영 분담금을 계속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미 행정부는 ICC가 미국 주권을 위협하는 이른바 '글로벌리스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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