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의 텔레마케팅(TM)이 날개를 달았다. 변신의 문턱에서 ‘TM 사관학교’ 명성이 요즘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의 바람은 권점주 신한생명 사장의 ‘추임새 경영’에서 나온다. 권점주 사장이 업계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면서 신한생명의 TM채널이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TM부문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신한생명은 지난해 21% 순익신장을 이끈데 이어 최근엔 여성 TM 출신을 지점장에 대거 발탁해 이목을 끌었다. 전국 TM지점도 46개로 증설했고, 실적도 연평균 30% 이상씩 늘고 있다. 그 비결은 뭘까.

 



◆ TM영업 독보적 1위

신한생명은 지난해 210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그 가운데 TM영업부문 순익은 860억원으로 41%를 차지했다. 신계약 기준 월초보험료에서도 30~35%가 TM영업으로 이룬 것이다.

생보업체 대부분이 대면채널(FC) 의존도가 높지만 신한생명은 FC(설계사)채널, AM(대리점)채널, TM채널, 방카채널 등 포지션이 고르다. 따라서 시장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성공비결의 중심엔 TM채널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신한생명이 TM채널을 통해 거둬들인 월초보험료는 350억원으로 생보업계 전체 규모(1800억원)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사실상 독주체제를 갖췄다.
 
TM채널의 성장 동력은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실장 코칭 능력과 입사 전부터 신입설계사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체계화한 실전 위주의 교육 프로그램에 있다. 직업관·조직관이 가장 투철한 영업실장 가운데 강사를 선발하고, 위촉 차월별 합숙교육(입문, 3, 13차월)과 계층별 테마교육을 통해 조직을 육성하는 시스템이다.

전국 각 지점에서 신인교육만 전담하고 있는 교육실장 역시 신한생명 성장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실전 위주의 반복 교육과 이를 습득해 양성된 신한생명 TMR(텔레마케터)의 정착률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TM 선호도, 그룹 내 위상 부각

신한생명 TM채널이 주목 받는 이유는 호전되는 안팎의 여건에서 짚을 수 있다. 신한의 TM 교육 시스템이 견고하고 체계적인 데다, 보험설계사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이 상승효과를 빚어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응시에서 전문화 과정에 걸친 신한의 교육 시스템은 경쟁 생보사들조차 벤치마킹할 정도로 모범적이라는 평가다. 입사 때부터 매년 세 차례 받는 연수원 교육을 통해 보험 초보자도 전문가로 변신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생명은 그래서 경력자보다 신입사원을 선호한다. 맞춤교육으로 전문영업을 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이를 지원하는 스텝진도 탄탄하다. 현장영업을 지원하는 TM지원부 11명이 지점 신설, 시스템 운영, 교육·인사지원 등을 담당한다. 7명의 DB제휴팀은 우량 테이터로 마케팅을 지원한다.

TM의 직업 전망이 점차 밝아지는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선정한 ‘10년 후 전망 좋은 직업’ 베스트11에 텔레마케터가 올랐다. 소득 면에서도 안정적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보험설계사 월 평균 소득은 309만원이다. 이 가운데 우수인증설계사는 796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보험설계사가 ‘지식서비스 분야 1인 프리랜서 유망직종’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아울러 신한생명이 최근 신한금융그룹의 핵심 금융사로 부각되면서 TM채널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됐다. 신한생명 출신인 한동우 지주회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있다. 꾸준한 실적향상에 그룹 내에서 신한생명 비중도 높아져 신한은행과 함께 지주를 이끄는 3대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변화 이끄는 발탁 인사

신한생명은 1997년 상담원 7명으로 TM영업을 시작했다. 지금은 4100명을 거느리게 됐지만 진출 초기엔 산고의 과정을 겪었다. IMF 외환위기 당시 2380억원의 손실을 입어 기업회생의 고초를 감내해야만 했다. 그러다 2001년에야 신한생명으로 독립, TF팀을 꾸려 TM 활성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당시엔 ‘전화로 영업이 되겠느냐’는 홀대를 받으며 지방의 신한은행 지점에서 에어컨과 집기 등을 얻어 썼다고 한다.

그때부터 신한 특유의 교육시스템을 견고히 키워온 것이 오늘의 ‘TM영업 1위’를 만들었다. 1997년 당시엔 명예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던 이들도 적지 않았다. 어려웠던 시절 회사를 떠났다 다시 신한생명으로 돌아온 여직원 몇명이 최근 TM지점장에 올라 화제를 낳았다. 김순애 남미라 박경은 송희정씨가 그 주인공으로, 설계사로 재입사해 낯선 TM영업 분야에서 실력을 다지며 억대 연봉의 기회를 잡았다. 입사 동료인 관리자급 남직원들보다도 연봉과 직급 면에서 뒤지지 않아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권점주 사장 취임 한달만에 단행된 보험업계 최초 여성 지점장 발탁 인사도 파격이었다. 총 46개 TM지점 가운데 여성이 지점장을 맡은 곳은 16개에 달한다. 투명하고 공정한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권 지점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인사였다.

변화를 주도하는 생보사로서 신한생명이 어디까지 비상할지 점치기는 쉽지 않다. 저성장 기조 속에 무한경쟁 시대를 맞은 TM영업 분야에서 어떤 무기와 스킬로 위치를 다져갈지에 따라 결과는 갈리게 된다. 신한생명은 ▲B(고객중심 내부역량강화, value Best) ▲I(현장중심 마케팅 역량 집중, marketing Innovation) ▲G(지속가능 경영체계구축, good Growth)를 ‘BIG Shinhan 2015’ 전략목표로 잡고 있다. 


“TM채널 운용의 중심은 영업, 성과 따라 대우”
<인터뷰>이천식 신한생명 부사장
 

신한생명 ‘TM 성공신화’를 이끄는 야전사령관은 이천식(52) 부사장이다. 영업을 중시하는 권점주 사장의 ‘작전명령’을 현장조직에서 풀어낸다. 직원들은 그를 ‘불도저’에 비유한다. 하루 만에 신규 지점을 세팅할 만큼 강력한 추진력을 지녔다.

이 부사장이 TM조직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 6월. 이후 2년 만에 신한생명은 조직-업적-효율 전 부문에서 업계 1위로 도약했다. 14개 지점을 증설하며 연평균 30% 이상의 업적신장을 기록했다. 최근 1년 동안 인천, 부천, 일산, 안산, 천안 등 신규 지점도 잇따라 오픈했다. 그 사이 TM채널 인원도 1600명 불어나 4100명이 가동 중이다.

이 부사장은 관리자부문 영업대상을 다섯 번 수상한 ‘영업통’이다. TM채널 운용의 중심 역시 영업에 맞추고 있다. 그는 “성과에 따른 인사원칙을 지켜야 영업조직이 살고 임직원 사이의 신뢰가 두터워진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TM채널의 조직문화도 영업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최근 TM 업적신장의 원동력도 “시스템 영업과 조직 영업의 결합에 있다”고 이 부사장은 설명한다. 조직영업을 시스템화 하니까 효율성과 성과가 동시에 빛을 내더라는 것이다. 거기엔 특유의 카리스마가 섞여 있다. “철저히 실적에 따라 대우하고, 애정을 담아 호령하기 때문에 TM조직이 끈끈하고 강고하다”는 것이 직원들의 전언이다.

올해까지는 지속적인 조직 확대에 매진해 ‘조직의 힘이 성장의 중심’이라는 것을 일깨우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신한의 장점인 교육시스템이 든든하기 때문에 업계에서 신한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 부사장은 “2012년엔 판매조직 전문화를 추진하고, 2013년부터는 간부급 설계사의 로열티 제고를 통한 고급화 등 단계별 전략을 실행해 또 다른 신한생명의 성공신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