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ING 아시아·태평양 사업본부를 통째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어 회장은 이를 위해 3월 중 유럽 ING그룹을 방문해 인수 가능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만약 KB금융지주가 아·태 사업본부의 패키지 인수를 확정한다면 인수대금만 수십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어 회장은 일단 부족한 인수자금을 위해 삼성생명을 끌어들이고 있다. 천문학적인 인수대금을 지불하려면 KB금융지주 혼자서는 힘들지만, 삼성생명과 손을 잡으면 일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금융권 내부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적고 인수를 한다고 해도 실효성도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를 높인 ING생명 등 한국법인만 인수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지만 무리하게 아·태지역까지 인수하는 것은 오히려 승자의 저주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아·태 사업본부 실적만 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7개국에 법인을 가지고 있는 아·태 사업본부는 2010회계연도 기준으로 세전이익 7000억원, 초년도 보험료 2조1000억원, 자기자본 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7개 아·태 사업본부 가운데 한국의 매출 의존도가 무려 50%에 육박하고 있다. 이중 ING생명이 거둔 순이익만 1706억원으로 아·태 사업본부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중국의 경우 2010년 매출액이 636억원으로 현지에 진출한 외자계 보험사 28곳 가운데 23위, 태국은 440억원으로 24개사 가운데 19위에 머무는 등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아직 KB생명도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는 마당에 보험 분야를 아·태 지역까지 확대하는 것은 무리수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 회장이 패키지 인수 희망을 표명하는 것은 ING그룹이 KB금융지주의 2대주주에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ING그룹은 KB금융지주의 지분 5.02%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지분율을 보면 국민연금공단이 가장 많고, ING그룹이 그 다음이다. 
 
하지만 ING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 타격으로 사업실적이 낮아지면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만약 패키지 인수가 물거품될 경우 KB금융지주의 지분을 일시에 처분하는 지분 이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어 회장의 이같은 패키지 인수 추진은 ING그룹 지분 이탈을 최대한 지연시키고 덩달아 ING 아·태 사업본부의 몸값도 올려주는 1석2조의 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지주가 삼성생명과 손을 잡는다고 해도 ING 아·태 사업본부 전체를 패키지로 인수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은 일"이라며 "지금은 (어 회장이) 주주들의 눈치를 보며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 일단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켜 당장의 지분이탈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