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거리로 넘치는 선진국 관광지를 마다하고, 하필이면 사막 여행인가?



이는 힘들게 걸어서 산에 올라가느냐는 질문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구나 쉬 오를 수 있는 산에 오르다 보면, 접근하기 힘든 산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게 인간의 욕망일 것이다.



이십대 후반, 배낭 하나로 서유럽 대부분을 다녔다. 당시 비행기는 고사하고, 기차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비 조차 아끼려 히치하이킹을 선택했다. 요즘은 안전 문제로 타려거나 태워주는 사람도 없지만, 거의 삼십년 전에는 소박한 인정이 넘쳐 수 백 킬로미터 동반 이동은 물론 잠자리나 아침까지도 대접 받았다.



▲ '양도 한마리 가져 가란다'···고기국수와 우유로 반겨준 마을
고비 사막여행에서는 유목민 게르나 민가 숙박을 위한 히치하이킹을 시도했고, 저녁 식사와 잠자리 그리고 아침까지 해결한 적이 많았다. 물론 넉넉한 그들 형편을 고려해 적당한 예의를 표했다.



<b>히말라야 산길에서 마주친 자전거 여행가 기억에 남아</b>

2007년 여름, 버스를 타고 인도에서 네팔로 넘어가던 히말라야 산길에서 한 자전거여행가를 스친 적이 있다. 그를 보는 순간, 안락한 버스로 여행하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버스에 앉아 경치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내 발로 땅을 밟으며 바람을 맞는 자전거 여행이 훨씬 더 매력적이라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좋은 경치 다 떠나 왜 홀로 사막 여행인가?



▲ 자주 접하는 동물들의 사체
모래, 자갈, 잔풀 따위의 그렇고 그런 경치의 사막. 대화 상대도 없고, 핸드폰은 무용지물이다. 돈의 만능 가치가 통하지 않는 사막에서 물 한 방울에 사투를 벌인다. 갈증, 허기, 피로, 한파와의 싸움이다. 무수한 동물들의 사체를 마주하면, 잠시 느슨해졌던 정신을 되잡는다. 혹독한 사막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자신을 아끼게 된다. 그러면서 평소에 미처 느끼지 못했던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것인지 새삼 깨닫는다.



<b>지나쳤던 사소한 것도 소중···삶은 기대와 희망에서 비롯</b>

민가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식수가 바닥 나 몹시 걱정스러운 적이 있었다. 물 1리터만 있어도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몇 킬로미터 앞에 민가가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페달은 힘찰 것이다. 아니,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강한 믿음만으로도 페달은 바빴다. 인간은 실낱같은 기대감이나 희망만 있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몸소 깨우치게 된다. 대중 속의 고독을 느끼는 혹독한 도심 생활이든 척박한 사막에서든 생존의 변수는 돈, 재물, 직위보다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일 것이다.



사막에서 성공적인 생존자는 가까이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경험이나 지식, 도구를 최대한 활용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임기응변이 통한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맨손으로 타이어를 벗겨 펑크를 해결한 적도 있다. 어떤 일이든 생존자들은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야 만다. 삶을 보다 긍정적으로 이끄는 힘은 바로 이런 과정에서 비롯된다.



▲ 고생 끝에 울란바타르에 다다르다
그래서 홀로 사막 여행은 나의 거울이며, 삶의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