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하면서 농협은행에 새롭게 마련된 1조원대의 방카슈랑스 시장을 두고 생명보험사 간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손보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손보사들은 저축성보험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수익성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보험료 수익은 18조208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 늘어났다. 생명보험의 보험료 수익은 13조9680억원, 손해보험은 4조2407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2.2%, 26.7% 증가했다. 보험업계 전체 보험료 수익(144조5617억원)에서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수익은 12.6%를 차지했다.
방카슈랑스 규모가 커지면서 은행과 증권사 등에 지급한 수수료는 전년보다 14.6% 증가한 8200억원에 달했다. 신계약에서 차지하는 방카슈랑스 비중도 커졌다. 지난해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7조3534억원으로 전년보다 15.8% 늘었다.
하지만 방카슈랑스시장의 성장은 지금부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3월 농협은행이 출범한 데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방카슈랑스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다.
먼저 가장 기대감이 높은 곳은 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규정에 따라 한 곳의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판매할 수 없다. 결국 농협은행의 1172개 지점에서 농협보험 외에 다른 보험사의 상품도 함께 취급해야 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다른 보험사들도 농협 방카슈랑스 시장을 겨냥해 농협은행과 잇따라 제휴를 맺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주요 생ㆍ손보사들이 농협은행과 방카슈랑스 제휴를 맺은 상태다.
외환은행을 계열사로 갖게 된 하나HSBC생명의 행보도 눈여겨볼 만하다. 하나HSBC생명은 최근 하상기 전 사장 후임으로 김태오 전 하나은행 부행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하나HSBC생명은 은행 영업통인 김 사장을 선임함으로써 외환은행과의 방카슈랑스 체결 등 방카슈랑스 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새롭게 출범하고 인수·합병되면서 금융사들의 방카슈랑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앞으로의 전개에 따라 대형보험사간 출혈경쟁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불완전판매와 꺾기 관행 등이 성행해 결국 고객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금융 감독당국도 방카슈랑스 상품의 공시이율 적정성 등 과당경쟁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방카슈랑스) 과당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꺾기'검사와 공문발송 등을 통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모니터링을 강화해 경쟁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