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그대로 '악재만발'이네요. 경기전망도 불투명한데 하반기까지 갖고 있어야 할지 손절매하고 털어야 할지 고민입니다."
 
건설주를 손에 쥐고 있는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 유럽 재정위기를 비롯한 대외환경 악화까지 겹쳐 건설사들이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건설사들은 침체된 국내 시장에서 눈을 돌려 해외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최근에는 유럽 금융위기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해외 건설시장의 발주방식이 단순도급 형태에서 시공사가 금융을 일으켜 입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변했지만 상당수 건설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의 어려움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탓이다.
 
건설주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하반기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되므로 저가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시각과 하반기 국내외 수주가 크게 나아지기 힘들 것이란 비관론이 맞선다.
 

 
◆구조조정 직격탄, 건설주 찬바람
 
무더기 구조조정 여파로 건설사들의 주가가 추풍낙엽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건설업종 지수는 올 상반기에 9.6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보합세였다.
 
올 상반기 건설주 가운데 현대산업개발만 유일하게 33% 이상 주가가 올랐던 것을 보면 다른 건설주들의 실제 낙폭은 업종지수보다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실제 대우건설과 GS건설, 현대건설은 각각 14%, 25%, 13% 하락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발표한 뒤 첫거래일이었던 지난 7월9일에는 건설사들의 주가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6% 넘게 폭락한 남광토건을 비롯해 시장에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알려진 삼환기업은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대형건설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같은날, 현대건설은 6.46% 급락했고 GS건설(-2.16%), 대림산업(-3.54%), 대우건설(-0.79%) 등도 동반 약세였다.
 
시장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6일 발표한 '2012년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 결과, 구조조정 대상 36개사 가운데 17개사가 건설회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
 
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은 이번이 5번째다. 2009년 1, 3월과 2010년 6월, 2011년 7월에 총 65개사가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17개 건설사 가운데 5개사는 C등급을 받아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D등급을 받은 나머지 12개사는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구조조정이 오히려 기회다?
 
이번 5차 구조조정 대상기업을 포함할 경우 시공능력 순위 100위 건설 기업 내 구조조정 대상기업은 24곳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30위권 내 구조조정 대상기업은 금호산업(워크아웃), 벽산건설(법정관리), 삼환기업(워크아웃), 풍림산업(법정관리)이다.
 
건설주들의 향후 전망을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중국 등에서 금리인하 등을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현실적인 경기회복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발주시황 개선을 통한 해외수주의 양적인 증가와 질적인 개선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발주시황 침체, 이로 인한 주요 대형사의 외형성장 둔화 및 수익성 악화 우려가 건설업종 지수의 지속적인 강세에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반면 건설사들의 주가가 구조조정 대상기업 발표 직전 저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조심스런 반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구조조정 대상기업 발표를 계기로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고 생존한 기업들의 수혜 기대감으로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 근거다.
 
이창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전 구조조정 발표시기와 건설업종 지수를 비교해보면 매번 한달 전 시점이 주가의 저점이었다"며 "구조조정 대상기업 발표는 A, B 등급 건설업체의 내부적 구조조정을 통한 자산건전성 제고나 자정노력 확대 등의 긍정적 효과도 수반됨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이후 본격화될 정부 지원책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건설사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다음달 중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와 건설사 지원방안 등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번 구조조정에서 보듯 지속적인 건설사 구조조정으로 향후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정상 건설사는 크게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이번 36개 대기업의 구조조정으로 향후 정상 중소형건설사에 대한 지원 기대가 높아질 전망"이라며 우량 중소형건설사로 KCC건설, 한라건설, 코오롱글로벌, 한신공영, 태영건설 등을 들었다.
 
◆건설주 옥석가리기
 
증권가는 잇단 악재 속에 선전하고 있는 알짜 건설주들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대형건설사들의 경우 2분기 매출액은 컨센서스에 근접하거나 소폭 상회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익성은 전 분기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추정한다.
 
대신증권 분석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보다 부진할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대비 원가율이 상승한 점 ▲4대강 과징금, 상암DMC 등에서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점 ▲주택 관련 대손비용이 발생한 점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대체로 부진하긴 하지만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할 건설사는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향후 주가 흐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올릴 건설사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을 들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건설업종이 대외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선방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하반기 실적모멘텀 ▲밸류에이션 매력도 ▲엔지니어링 역량을 비롯한 3가지 투자요건을 갖춘 종목으로 대림산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을 꼽았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할인요인이 착실하게 제거되고 있는 가운데 민자발전 플랜트(IPP)가 해외 플랜트부문 성장동력의 축으로 등장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접근 가능한 공종 및 지역범위가 확대되고 있어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