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머니바이크 '메커니즘' 시리즈 안의 시리즈 '개인이동수단의 미래' 편에서는 총 3회에 걸쳐 앞으로 어떤 도구를 개발하여 사람들이 어떻게 이동하는 세상으로 변화시킬 것인지, '개발자의 비전'을 하나 만들어 보기로 한다.
개인이동수단의 미래는 ▲ 이 길이 그 길인가? ▲ 석학들에게 길을 묻다 ▲ 이 길이 그 길이다 등으로 먼저 '이 길이 그 길인가?'를 다룬다.
<b>말(馬) 없이도 달리는 이동수단</b>
1815년 4월 인도네시아 탐보라(Tambora) 화산 대폭발은 수억 톤의 화산재를 대기 중으로 흩뿌렸고, 이것은 다시 기류를 타고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 흡사 지구 전체에 차광막이 둘러쳐진 상태가 되었다. 이듬해 유럽에는 여름에도 눈과 서리가 내리는 등 극심한 추위가 이어졌고, 이에 따른 광범위한 흉년으로 사람들은 기근에 시달리고 가축이 굶어죽는 일이 속출했다.
추측컨대, 발명자 드라이스는 자신의 기계장치가 달리면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한참 달려 본 후에야 알아채고, 스스로도 매우 놀랐을 것이다. 바퀴 달린 이동수단이 균형을 잡을 수 있다면, 설령 그것이 발로 땅을 밀어 추진력을 얻을지라도 발동작보다 더 빠르게 멀리 주행할 수 있다.
<b>자동평형 기능을 갖춘 이동수단</b>
자전거의 탄생으로부터 200년이 흐른 지금, 개인이동수단 영역에서 최고의 화두는 '전기 보조동력의 사용'이다. 누구나 한번쯤 적어도 실물을 한번 구경은 했을 법한 전기자전거의 경우, 발전된 국가들은 성능에 법적 제한을 두는 것을 전제로 전기자전거를 자전거로 인정함으로써 보급을 촉진하고 있다(※ 2012년 현재, 한국에서 전기자전거는 법적으로 자전거가 아닌 원동기장치자전거(저출력 오토바이 개념)이다 - <a href="http://bike.mt.co.kr/articleView.html?no=2012030911332821776&sec=policy" target=_new>관련기사</a>).
그런데 최근, 전기자전거를 포함한 '전기동력 개인이동수단' 중에서 단연 새롭고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끄는 것은 자동평형(self-balancing) 기능을 갖추어 탑승자의 균형 잡는 수고를 덜어주는 개발품들이다. 혼다나 도요타 등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미래사회의 비전을 제시하듯 콘셉트 개발품을 잇달아 선보이는 중이다.
<b>자동평형 개인이동수단의 원조, '세그웨이'</b>
세그웨이(Segway)는 미국의 발명가 딘 카멘(Dean Kamen)이 1994년에 특허를 출원하고 그가 설립한 의료기기 전문 개발업체 데카 연구소(DEKA R&D Corporation)에서 개발되었으며, 2001년에 소개 및 2002년 세그웨이社(Segway Inc.)에서 출시하였다. 개발에는 총 10년의 기간 동안 1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보도되었다.
또한 발명자 딘 카멘은 "세그웨이가 '걷기'보다 안전하다"고 강조해왔으나, 2010년 초 세그웨이社를 인수한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제임스 헤셀덴(James Heselden)은 같은 해 9월 자신의 별장에서 세그웨이 사고로 사망했다.
<b>자동평형 기술은 개인이동수단의 미래가 아니다</b>
적어도 전부는 아니다.
세그웨이의 1994년 원천특허는 권리범위가 매우 넓어 윙글렛과 유쓰리엑스를 포함한다. 등록된 청구항에 서술된 기술의 구성은 지극히 단순하여 첫째 사람이 딛고 설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고, 둘째 그 발판에는 구동장치가 구비되며, 셋째 그 구동장치가 사람의 균형을 잡아주도록 자동평형 기능을 갖추기만 하면 어떤 형태의 이동수단이든 세그웨이 특허기술에 포함된다.
짚어볼 부분은 이 기술이 '얼마나 돋보이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제공하는지'이다. 사람이 세그웨이에 올라 이동함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포함한다. 첫째 사람이 세그웨이에 올라 탈 때 세그웨이는 사람의 평형유지 능력을 빼앗는다(불필요하게 만든다). 둘째 세그웨이가 사람의 운동능력을 대신해 추진력을 제공한다. 셋째 세그웨이가 사람의 평형유지 능력을 대신해 내장된 자동평형 기능을 제공한다. 세그웨이의 탑승자는 자신의 평형유지 능력을 포기하는 대신 세그웨이의 전기동력과 자동평형 기능을 얻는 것이다. 이는 '걷기(보행)'의 대체(전자동화)를 의미한다.
기실 이 세그웨이라는 이동수단은 역시 자동평형 기능을 갖춘 휠체어인 아이봇(iBot)의 변형 모델인데, 아이봇은 걷기가 불편한 장애인이 탑승할 경우 비장애인과 동등한 수준의 이동은 물론이거니와 균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차체를 세워 탑승자가 그 옆에 선 정상인과 눈높이를 맞추고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b>석학들에게 길을 묻다</b>
다음 편에서는 개인이동수단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 것이며, 우리는 무엇을 개발해 어떻게 세계시장을 주도해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관련된 기술개발과 디자인 영역에서 활동하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로부터 고견을 들어 공유하고자 한다.
[신병철의 메커니즘 관련기사]
<a href="http://bike.mt.co.kr/articleView.html?no=2012070909505791310&sec=bike" target=_new>1. 일본 자전거산업의 영웅, 오자키 노부오</a>
<a href="http://bike.mt.co.kr/articleView.html?no=2012070213543533204&sec=bike" target=_new>2. 최고의 자전거 변속장치 '디레일러'</a>
※ 본 연재물은 생산기술연구원 자전거종합연구센터(윤덕재 센터장)가 진행 중인 '자전거 특허기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고 있습니다.
신병철 객원기자 : 기술 분석 전문가, (주)다이나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