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242호 커버 <新고물가시대 탈출법>을 기획할 때만 해도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상승률이 그리 낮다고 인지하지 못했다. 회의에 참여한 구성원 대부분도 마찬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물가상승률이 바닥인데 무슨 고물가냐”는 식의 반론이 없었으니 그렇게 추측해도 될 법하다. 아마도 주변에서 물가 안정에 대한 어떤 징후도 찾기 어려웠던 탓일 게다.
마침 통계청이 1일 물가상승률을 발표했다.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고물가시대가 아닌 저물가시대라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었다.
‘멘붕(멘탈 붕괴)’이 왔다. 독자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급습한 까닭이다. 편집국장과 상의 끝에 ‘정부 발표와 반대로 가는 체감물가’로 기사방향을 선회했다. 아니나 다를까 기사를 읽은 누리꾼의 반응 역시 한결같았다. 저물가시대라고 발표하는 정부 발표에 ‘코웃음’ 내지는 ‘욕설’로 대응하고 있었다.
▶우리 XX이 하나 잘 뽑아놓으니까 참 여러가지로 살기 좋아졌어요. 쪽박도 렌트해서 차야 될 지경이야. ㅋㅋ (곰비님)
▶내년 내 기본급 101만7480원이다. XX야. 너 이 돈 가지고 살아본 적이나 있냐? 니들이 요따구로 만들고는 뭐? (키님)
▶지난 7월 물가 상승률이 1%대로 12년 만에 최저라고? 정말 개 풀 뜯어먹는 소리 하고 있네! 아니 아예 마이너스 5%라고 하지? 온 매스컴이 물가상승으로 도배질이고 국민들은 시장을 못가겠는데 이놈의 물가 통계는 도대체 어떻게 집계하기에 12년 만에 최저냐? 제대로 발표해라. 엎어버리기 전에! (겨울엔집이제일좋아님)
▶정부는 언젠가부터 국민을 서민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케이님)
▶수박 하나 3만원. ㅉㅉ (평강princess님)
정부 발표와 현 시점의 가격 인상 품목을 나열했을 뿐인데 온라인에서는 민란이라도 일어날 기세다. 당초 취지대로라면 그저 장마나 폭우에 슬그머니 폐수를 방류하는 기업처럼 올림픽 기간에 맞춰 슬그머니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기업들에 대한 비난이 이어질 줄 알았다. 이런 뉘앙스의 댓글 말이다.
▶진심으로 아무리 대기업이라 하지만 적당히 해쳐먹어라. 올릴 때는 인건비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인건비는 그대로. 도대체 어떤 시장 원리에서 그런건지. 진짜 양심 없다. (달려라경운기님)
끝으로 기사 제목 <‘사면초가’ 서민가계… 월급 빼고 다 오른다>에 한술 더 뜬 누리꾼의 센스를 감상해보시라.
▶내 혈압도 많이 올랐다. (꼬랑님)
▶월급과 우리 애 성적만 안 오른다. (내가나를모르는데님)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