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바퀴로 조향하는 자전거를 '알더블유에스 바이크(RWS Bike; Rear Wheel Steer Bicycle)'라고 부른다. 자전거 개발 역사에 있어 RWS가 필요했던 시기는 19세기 중·후반 '본쉐이커(Boneshaker)와 하이휠 자전거(Highwheel) 시대', 그리고 바로 지금 리컴번트(recumbent, 누워 타는 자전거)가 인기를 끄는 시기이다. 후륜조향 기술의 개발 목적은 기본적으로 '조향과 구동을 분리(상호 간섭 배제)'하는 데 있다.



<b>RWS의 기술적 목적은 '조향과 구동의 분리'</b>



현대적인 세이프티 자전거(Safety Bicycle)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앞바퀴에 페달-크랭크를 장치하여 발로 돌렸는데, 핸들을 좌우로 크게 틀 경우 타이어에 허벅지가 쓸릴 우려가 있음은 물론 페달을 돌리는 힘이 핸들을 트는 힘과 상호 간섭을 일으켜 안정적인 조향에 방해가 됐다. 이에 따라 당시 자전거 개발자들은 자연스레 앞바퀴로 구동하고 뒷바퀴로 조향하는 RWS를 꿈꾸게 되었다.



▲ 최초의 후륜조향 자전거 특허(1869년)기어를 이용해 핸들을 트는 반대방향으로 뒷바퀴가 틀어지도록 설계되었다. 나무바퀴의 사용을 감안할 때 안장 아래의 완충스프링은 뛰어난 아이디어다. / 출처: W. H. Laubach, US86235, 'Improvement in Velocipede'
위 도면의 자전거가 실제 만들어져 성능시험을 거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 발명자는 신뢰성 있는 RWS 실현을 위한 돌파구 격의 대안을 찾아내지는 못하였다. 다만 ①핸들을 돌리는 반대 방향으로 뒷바퀴 진행방향이 변경되도록 한 점과 ②안장에 완충기능을 부가한 구조는 발명자가 당대에 범상치 않은 학식을 가졌을 것이란 추측을 가능케 한다.



<b>현대 RWS의 목적은 '간결한 디자인'</b>



구동이 조향에 악영향을 미치는 문제는 세월이 흘러 2바퀴 리컴번트인 로우레이서(Lowracer)가 인기를 끌면서 다시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인기 절정의 로우레이서 제품과 역시 인기 절정의 콘셉트 디자인을 비교해 보면, RWS 기술 개발이 왜 다시 시작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 로우레이서 제품(상)과 RWS 적용 컨셉 디자인(하)앞바퀴로 구동하는 로우레이서는 구동과 조향 사이에 간섭이 발생하여 조향이 매우 제한된다. 이러한 간섭을 제거하기 위한 '검증된 방법'은 체인을 뒤로 연장하여 뒷바퀴로 구동하고 앞바퀴로 조향하는 것인데, 소수의 개발자들은 보다 간결한 디자인을 얻기 위해 RWS 메커니즘을 적용하여 조향 역할을 뒷바퀴에 맡기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 디자인 이미지 출처: Mathew Zurlinden의 포트폴리오.
위의 멋진 디자인대로 성능 시험품을 만들면,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누구나 타고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수의 누군가는 분명히 달릴 수 있다. 조향 메커니즘의 신뢰성 부족을 인간의 능력으로 메우게 되는 것이다.



<b>RWS 현실화의 벽</b>



자전거 앞바퀴와 뒷바퀴가 각각 지면과 접촉하는 두 점을 이은 직선을 '지지선'이라 면, 자전거는 무게중심의 작용선이 이 지지선을 통과해야 균형을 잡고 주행이 가능하다. 달리면서 자전거가 오른쪽으로 넘어지려 하면(작용선이 지지선의 오른쪽으로 이탈) 라이더는 핸들을 오른쪽으로 틀어 지지선을 오른쪽으로 이동시키고, 다시 왼쪽으로 넘어지려 하면(작용선이 지지선의 왼쪽으로 이탈) 핸들을 틀어 지지선을 왼쪽으로 이동시켜 균형을 유지한다.



▲ 자전거의 직선주행균형을 잡고 주행을 계속하려면 바퀴의 두 지면접촉점을 이은 직선('지지선'; 빨간색) 위에 무게중심의 작용선이 통과하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 3D 자전거 이미지 출처: ArqDirk, 'Riding a bicycle', 3D Warehouse
그러나 뒷바퀴로 조향하는 RWS는 넘어지려는 방향으로 핸들을 틀면 지지선이 반대방향으로 이동하여 더 넘어지기 쉬운 상황이 돼버린다. 이 상황에서 넘어지지 않으려면 원심력이 무게중심의 작용선을 바깥으로 밀어(조향 반대방향) 지지선 상에 위치하도록 해야 한다. 작은 조향각도에도 상대적으로 큰 원심력을 얻으려면 속도가 높아야 하는데, 이 때문에 RWS는 낮은 속도에서 균형 잡기가 매우 어렵고 그렇다고 높은 속도에서 일반 자전거보다 안정적이지도 못하다.



균형을 잃어버리기 쉬운 조향 메커니즘은 자전거에 필요 없거나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륜자전거의 주행에 있어 '조향이 곧 균형'이라는 과학적 사실은 지금까지 발명된 모든 RWS 메커니즘을 사장시켰다.





※ 본 연재물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자전거종합연구센터(윤덕재 센터장)가 수행한 '자전거 특허기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신병철 객원기자: 기술 분석 전문가, (주)다이나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