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경제논리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미국 주식시장을 보자. 최근 유럽 재정위기 속에서도 미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발표되면 경제가 회복 중이니 사람들이 매수해 시장이 오르는가 싶지만, 경제지표가 나쁠 때도 시장이 오르는 것을 보면 의아해진다.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 기사를 찾아보면 연방준비제도가 부양책을 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매수한다는 분석이다. 격언에 "주식시장은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얘기가 있다. 오를 땐 이유 불문하고 오른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
 
하락할 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호재가 있어도 내려간다. 경제상황이 좋을 때 시장이 내려가면 앞으로 경제가 둔화될 것이 우려된다는 해석이 나와 시장의 하락을 합리화한다. 그렇게 미래의 경제상황을 잘 예측한다면 많은 전문가들이 왜 높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투자에 어려움을 겪겠는가.
 
경제 예측보다는 차라리 "악재에 둔감하면 강세장이요, 호재에 둔감하면 약세장"이란 격언을 따르는 것이 현명한 투자의 길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강세장에서 약세장으로, 또는 약세장에서 강세장으로의 전환을 확인한 뒤에는 이미 시장이 너무 많이 하락했거나 너무 많이 상승한 것 같아서 '뒷북치는' 투자가 될까 우려한다.
 
요즘은 주식시장이 지속상승이나 지속하락보다는 박스권 장세로 이어진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스권 역시 누구나 쉽게 예상하게끔 진행된다면 투자하기 좋겠지만 종종 그러지 못하기에 투자가 힘들어진다. 시장에는 늘 악재와 호재가 공존하는데 박스권 하방으로 움직일 때는 악재의 분위기에 편승해 저점의 붕괴가 일시적으로 연출되면서 불안감이 극대화된다.
 
그러면 투자자들은 지속하락의 추세로 접어든 것으로 여기기 십상이어서 오름세로 전환 시 따라붙기 힘들어진다. 박스권 상방으로 움직일 땐 반대의 상황이 나타나곤 한다. 기술적 분석에서는 이를 '속임수'라고 부르고 어떤 기술적 분석도 이러한 속임수를 쉽게 찾아내지는 못한다.
 
시대를 초월한 가장 위대한 투자자로 추앙받는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는 학부 때 경제학이 아닌 정치와 심리학을 전공했다. 그는 90억달러 규모의 미국 최대 뮤추얼펀드인 피델리티마젤란펀드의 디렉터로 활동하면서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 전설적 존재가 됐다.
 
유럽의 유명한 개인투자가인 코스톨라니는 "재무적인 이론보다는 오히려 심리학이나 철학 같은 것들이 도움이 된다"면서 '대중심리학'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투자가들도 심리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의 주식시장을 보면 지난 5월2일 코스피지수가 2000을 눈앞에 뒀으나 불과 보름만인 5월18일 1780까지 떨어졌다. 7월25일 1750대에서 8월16일 1950대까지 오르는 데도 채 한달이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주식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주식투자를 처음 할 땐 주식에 대해 여러가지를 배우고 습득하는데 주력하지만, 지식이 쌓이고 실전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거나 손실을 입는 등 여러 경험을 하게 되면 투자를 할 때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것은 시장의 심리를 읽고 자기 자신의 심리를 극복하는 일이다. 투자는 심리와의 싸움이다.
 

 
◆욕심과 두려움을 버려라
 
욕심과 두려움에 마음이 지배 당하면 투자 시 성공하기 힘들다고 봐야 한다. 두려움과 욕심은 동전의 앞뒷면과도 같음을 알아야 한다. 두려움과 욕심은 함께 가는 것이다. 도를 닦는 것도 두려움과 욕심 중 하나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함께 없애는 것이다.
 
두려움이 마음에 자리 잡을 때는 소리 없이 욕심도 함께 마음속으로 들어오고, 욕심이 마음에 자리 잡을 때는 두려움도 함께 들어오기 때문이다. 욕심이 있기에 그 욕심이 달성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는 것이고, 두려움이 있으면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욕심을 부리는 것이다.
 
심리에 따른 악영향을 줄이면서 투자하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분할매매, 즉 분할매수·분할매도다. 크게 하락했을 때 지속적인 하락의 두려움이 생기면 투매하게 되고, 더욱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수익률을 올리려는 욕심이 생기면 매수를 못한다. 하지만 분할매수라면 더 크게 하락할 것 같은 분위기에서도 일단 일부만 매수한 뒤 더 크게 하락한다면 더욱 싸게 추가로 매수할 수 있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많이 올랐을 때 더 크게 오른 뒤 매도해 수익률을 극대화하겠다는 욕심에 사로잡혀 있다가 하락전환하면 아쉬움이 마음을 지배하면서 뒤늦게라도 줄어든 이익을 챙기지 못한다. 하지만 분할매도라면 더 크게 올라갈 것 같은 분위기에서도 일단 일부를 매도해 수익을 챙긴 뒤 더 크게 오르면 추가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만약 더 크게 오르지 못한다면 일부라도 고점 근처에서 수익을 챙겼다는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에 나머지는 수익률이 줄어든 상황이어도 기꺼이 매도할 수 있다. 분할매매의 기본 의미에 충실하고 나름대로 몇가지 원칙을 세운다면 두려움과 욕심이 지배하는 심리를 극복해나갈 수 있다.
 
때로는 실패하더라도 합리적인 원칙을 세워 실천하다보면 장기적으로는 뜻을 이루고 일정 수준의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동산투자는 기획부동산업자가 땅을 쪼개서 팔거나 건축업자가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다가구 건물 등을 지은 뒤 개별등기를 내 여러 사람에게 파는 것처럼 부동산업이 주업이 아닌 이상 일반투자자로서는 하나의 물건에 대해 분할매매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주식투자의 경우 한개의 종목도 누구나 분할매매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어떤 투자든지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줄이는 것이 기본방향이 되어야 한다. 그럴 때 그 투자대상이 시장에서 나타내는 평균수익률을 초과할 수 있게 된다. 나눠 사거나 나눠 파는 분할매매를 하려면 번거롭지만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격언을 생각해야 한다.
 
간접투자도 분할매매를 할 수 있는 길이 있다. 적립식펀드는 매달 돈을 내므로 자연스레 분할매수하는 셈이다. 요즘은 거치식 일반펀드에도 자체적으로 분할매수와 분할매도하는 펀드들이 나와 있으므로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을 고려해보자.
 
욕심과 두려움을 지배하는 다섯가지 생각
 
 ① 단기 성과와는 무관하게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겠다고 생각하라.
 ②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면서 누적수익률의 이동평균선을 올라가게 하겠다고 생각하라.
 ③ 시장의 평균수익률과 다른 투자자들의 평균수익률을 초과하면 만족한다고 생각하라.
 ④ 초과수익률이 복리효과로 인해 먼훗날 더 커지게 된다고 생각하라.
 ⑤ 현재 분할매매하고 있는 개별투자를 넘어서 전체 자산의 관리측면에서 성공하겠다고 생각하라.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